해외 주요국의 AI 규제 거버넌스 비교/그래픽=이지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정안전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외 주요국의 AI 규제 거버넌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공개했다. NIA 인공지능정책본부 AI법제도센터와 광장·김앤장·화우 등 주요 로펌, AI 법·규제·정책 플랫폼 코딧 등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
미국·EU·일본·영국…'AI법' 추진 현황은 NIA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은 AI 경쟁력 강화와 함께 위험성 대응을 위해 각국의 여건을 고려한 규범체계 정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AI 법제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EU다. AI 시스템의 위험 수준에 따른 차등적 규제를 골자로 하는 AI 법안을 지난달 12일 관보에 게재했다. 20일 후 발효가 임박한 상태이며, 이로부터 24개월이 지나면 전면 시행된다. 아울러 EU의 AI 규제 거버넌스는 EU 차원과 회원국 간 이원화 돼 있지만, EU 집행위원회와 산하의 'AI 오피스', 회원국 대표단으로 구성된 별도의 'AI보드'가 담당하는 구조를 이미 갖춘 상태다.
일본은 그간 기존 법률로 AI를 관리하면서 기업 자율과 기술 개발 촉진을 강조해 왔지만, 올해 5월 내각부 산하 'AI 전략회의'에서 AI 규제 기본방침과 AI 안전성 확보를 위한 법률 규제 방침을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정기 국회 법안 제출, 2026년 전면 시행이라는 시간표도 제시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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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지난해 3월 발간한 'AI 규제백서', 이에 대한 유관기관의 답변을 취합해 올 2월 발간한 '정부 답변서'를 통해 AI 규제의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다만 영국은 별도의 AI 법률을 추가로 제정하지 않고, 규제 기관 판단에 의존하는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AI 기술발전 빨라…포괄적 기본법 시급"주요국은 AI 법률의 제정·시행이 임박했거나 각자의 여건에 맞는 AI 진흥·규제책의 방향성을 정리한 상황이지만, 한국은 좀처럼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나날이다. 보고서는 각국의 사례에 비춰 "우리나라도 AI 신뢰 기반 조성을 위해 국내 경제·사회적 여건을 고려한 AI 기본법의 조속한 제정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법제화의 '속도전'을 거듭 강조했다. 급속한 기술 발전을 고려하면 "성급히 많은 내용을 규율하기보다는 AI의 기술적 특성을 반영한 기본 사항 입법이 시급"하고, AI 관련 다양한 분야마다 별개의 법규를 만들기보다는 "AI 기본법을 통해 국제 기준과 정합성을 이루는 포괄적 규정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만간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 AI위원회를 "범국가적 차원의 AI 역량 결집을 위한 통합적 AI 거버넌스를 정립하는" 기구로 정의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로 AI의 안전·혁신·포용의 가치를 균형 있게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