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조→5.3조 '뚝'…개미 떠난 코스닥, 거래대금 연중 최저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4.07.3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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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일별 거래대금 추이/그래픽=최헌정코스닥 일별 거래대금 추이/그래픽=최헌정


코스닥 일일 거래대금이 5조원대로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코스닥 시가총액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는 데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영향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자금을 빼 해외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일일 거래대금은 지난 26일 5조6332억원, 29일 5조3692억원으로 5조원대로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인 지난 2월23일 14조8043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감소한 규모다. 전날 6조2623억원, 이날 6조5582억원으로 6조원대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저조한 상태다.



거래대금이 감소한 건 코스닥 시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차전지, IT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바이오 종목 중 특히 2차전지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대장주이자 2차전지주인 에코프로 (76,800원 ▼300 -0.39%)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546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에코프로비엠 (159,100원 ▲1,800 +1.14%)은 매출 8095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대비 각각 57%, 96% 감소했다. 에코프로 주가는 연초 대비 27%, 에코프로비엠은 36% 각각 떨어졌다.



2차전지 신사업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던 율촌화학 (21,300원 ▼300 -1.39%)은 이날 지난해 매출액의 359%에 달하는 공급계약이 해지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장중 30% 급락했다. 올해 5월까지 GM의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약 3만5000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이 사라진 데다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IT 소부장의 경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선 후보가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추진한다는 발언 이후 투심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며 "바이오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바이오 하나만으로는 코스닥 거래가 회복되긴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금투세가 영향을 줬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스닥은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으로, 금투세에 반발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에서 자금을 빼 해외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코스닥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해외증시 투자규모 가늠할 수 있는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올해 상반기 1273억3000만달러(약 175조4098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자본시장 핵심 정책인 밸류업에서도 외면받으면서 정책 모멘텀도 부재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투세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코스닥에서 절대적 비중이 큰 개인투자자가 돈을 빼서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는 기대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적·정책 모멘텀이 없어 개인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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