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 실패 후 숨진 아들…내 탓, 미안해" 오열한 배우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4.07.2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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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규점.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배우 박규점.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배우 박규점(68)이 암호화폐 투자 실패 후 떠난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고백했다.

2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배우 박규점이 출연해 세상을 떠난 아들의 납골당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규점은 드라마 '야인시대' '대장금' '불멸의 이순신'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배우다. 그러나 8년 전 암 수술을 받은 후 쉬지 못한 탓에 결국 암이 재발했고, 점차 방송 섭외가 줄어들어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신장암에 걸려서 11시간 수술을 받았다. 몸무게가 85~90㎏ 나갔는데, 지금은 69㎏다"라고 밝혔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이날 방송에서 박규점은 세상을 떠난 아들 장례식도 가지 않았고 납골당에도 가지 않는다고 밝히며, 아내가 아들 이야기를 꺼내면 이를 피하려고 했다.

박규점은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들하고 싸웠다. 가족을 일단 살려야겠다는 신념하에 일거리가 생길 것 같으면 누구든지 만났다. 배우 에이전시 중에 여자 사장들이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그 사람들하고 통화한 걸 아들이 잘못 생각한 거다. 내가 말한 걸 믿지 않고 의심하니까 대화가 안 됐다"고 아들과의 갈등을 떠올렸다.



아들의 오해로 부자간 갈등을 시간이 갈수록 깊어졌고, 결국 수년간 갈등한 끝에 아들은 집을 나가버렸다고. 박규점은 "아들이 저한테 천륜을 저버리는 행동을 하고 나갔다. 차마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가 있었다. 제 발로 들어오기 전엔 내가 안 본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집을 나가는 모습은 박규점이 본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이후 아들 친구들이 '연락이 안 된다'며 알려왔고, 나중에야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박규점은 "한심하면서도 마음속이 미치겠더라. 이놈의 자식, 불효자식이라고 했다"고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은 뒤 심경을 털어놨다.


이후 그는 "유서를 보니 어릴 때부터 좋은 집에서 사는 게 꿈이었는데 마음대로 안 됐다더라. 돈을 빨리 벌기 위해 암호화폐 (투자를) 했는데, 돈을 꽤 날렸다. 자기 가진 돈만 아니라 대출까지 받아서 날렸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알았으면 괘씸하더라도 도와줬을 텐데 몰랐으니까. 어떻게 보면 원인이 나다. 내가 사업 안 해서 망하지 않았으면. 부모 잘못 만난 거 아니냐"고 자책했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박규점은 "(납골당에 갈) 용기가 안 났다. 매정한 아빠라고 다들 얘기해도 어쩔 수 없다"며 "나 스스로가 초라하고, 거기서 내가 울고불고 해봐야 좋은 거 없고. 아예 안 나타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고민 끝에 박규점은 아들의 납골당을 찾아가기로 했고, 홀로 아들의 어린 시절 영상을 보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아직은 실감을 못 했다. 자기 자식 보내놓고 마음 편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나. 나는 아직 가슴에 묻지 않았다. 이제야 그런 상황이 온 것 같다"며 속상해했다.



이후 아들 납골당을 찾은 박규점은 아들의 죽음을 뒤늦게야 실감했고, "미안하다. 너의 어려움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네가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만 했어도 이러지 않았을 텐데. 아빠가 너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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