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다진 양념·농약 고추, 국산 고춧가루 둔갑…284톤 팔렸다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07.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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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진 양념, 고추씨 분말을 혼합해 만든 가짜 고춧가루./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다진 양념, 고추씨 분말을 혼합해 만든 가짜 고춧가루./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가짜 고춧가루를 만들어 판매한 업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위생법 및 식품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11개 업체와 대표 등 1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고춧가루와 중국산 다진 양념, 고추씨 분말을 혼합한 향신료 조제품을 건고추 100% 고춧가루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고춧가루 제조 시 고추에 포함된 고추씨 외 다른 물질을 첨가할 수 없다.



식약처에 따르면 A업체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 6개월간 원가 절감을 목적으로 고추 대신 저가의 중국산 다대기와 고추씨 분말을 섞어 가짜 고춧가루를 만들었다. 제품에 '고춧가루', '건고추 100%'라고 허위로 표시해 약 557t, 80억원 상당을 판매했다.

A업체는 수입 신고하지 않은 중국산 압축 건고추를 일명 '보따리상'을 통해 구매해 사용했다. 또 국내에서 고추에 쓸 수 없는 식물생장 촉진용 농약인 클로르메쾃이 기준치의 2배가량 검출됐다.



식약처는 A업체를 지난해 11월 적발한 후 유사한 불법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 온라인 쇼핑몰에서 저가로 판매되는 고춧가루를 조사해 업체 10개를 추가로 적발했다. 수사 결과 40개 업체 중 10개 업체의 제품에서 양파, 무, 마늘 유전자가 검출됐다. 지난해 국내외 건고추 가격이 급등하자 A업체와 같은 방법으로 제조한 가짜 고춧가루를 284t, 23억원 상당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A업체는 수사 중에도 폐기 명령을 받은 중국산 압축 건고추 1.4t을 다시 쓰기 위해 관할관청에 폐기한 것처럼 허위 보고한 뒤 폐기업자에게 350만원을 주고 빼돌린 사실도 드러났다. 식약처는 이를 추적해 전량 폐기 조치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고의·악의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차단하고 안전한 식품이 국민에게 제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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