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故 이선균..조진웅 "그의 몫까지"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2024.07.24 16:29
글자크기
배우 조진웅./사진=스타뉴스 DB배우 조진웅./사진=스타뉴스 DB


2024년 여름, 한 배우에 대한 다른 배우들의 언급이 이어졌다. 영화와 드라마를 소개하는 자리에서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잊을 수 없는 배우 고(故) 이선균에 대해서다.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이하 '노 웨이 아웃')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조진웅, 유재명, 김무열, 염정아, 성유빈, 이광수, 김성철 등이 참석했다.



'노 웨이 아웃'은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의 목숨에 200억 원의 공개살인청부가 벌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출구 없는 인간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 드라마. 조진웅은 극 중 희대의 흉악범을 보호해야 하는 임무를 맡은 백중식 역을 맡았다. 또한 흉악범 김국호 역은 유재명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이외에 염정아, 김무열, 성유빈, 이광수, 김성철 , 허광한 등이 출연한다. 오는 31일 디즈니+와 U+모바일tv에서 동시 공개된다.

이날 조진웅은 고 이선균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을 했다.



'노 웨이 아웃'은 고 이선균이 주연으로 캐스팅 됐지만,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서 불가피하게 하차했던 작품. 이후 조진웅이 이선균의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조진웅은 이번 작품을 시작하게 된 마음가짐에 대해 "'여느 작품과 같지 않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진웅은 "굉장히 큰 슬픔이 있었고"라면서 "하지만 그 자체로서 머무르기에는 제가 좀 더 많은 것을, 보탬이 되어야 된다는 생각을 해서 잘 선보이고 싶다. 그의 몫까지 충분히. 제가 바칠 수 있는 만큼"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진웅은 "그래서 아마 저의 소신과 의지 나 이런 것들이 더 견고해지고 단단해질 수밖에 없었고, 작품이 준비하는 기간이 짧다고 하는 것은 저에게는 핑계일 뿐이었습니다"라면서 "그래서 오히려 우리 스태프들과, (이)광수가 얘기했듯이 가족이 되었던, 될 수 있었던 그런 버팀목이 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임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조진웅은 이선균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라는 표현이 충분히 고 이선균임을 알 수 있게 했다. 더불어 고 이선균을 대신한 조진웅이 얼마나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왔는지도 엿볼 수 있었다.



고 이선균에 대한 언급은 지난 8일부터 계속 됐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언론배급시사회가 있던 지난 8일. 김태곤 감독은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고 이선균에 대해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탈출'은 고 이선균의 유작 중 하나다.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에 출연한 故 이선균./CJ ENM, 블라드스튜디오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에 출연한 故 이선균./CJ ENM, 블라드스튜디오


김태곤 감독은 "(이)선균이 형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다"라면서 "영화를 준비할 때부터 현장에서도 그렇고, 대교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모든 장치, 공간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저도 놓쳤던 부분을 선균이 형과 머리 맞대어 동선, 캐릭터 감정 등에 대해 논의를 많이 했다. 그런 요소 하나하나에 대한 질문과 답을 하면서 영화 전체적인 답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또한 '탈출'에서 고 이선균과 호흡을 맞춘 주지훈은 지난 14일 영화 개봉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고인에 대해 언급했다.

주지훈은 "저는 형이 평안해지길 빈다. 평안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작품에 대해) 즐겁게 얘기하는 거다"라면서 "그런 상상을 해봤다. 이번 일이 아니어도, '혹시 나라면?'. 나라면, 내 동료가 즐거웠으면 좋겠다. 나 때문에 침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故 이선균이 주연한 영화 '행복의 나라'./사진=NEW故 이선균이 주연한 영화 '행복의 나라'./사진=NEW
또 지난 22일 영화 '행복의 나라' 제작보고회에서 추창민 감독도 고 이선균을 언급했다. 이들은 '행복의 나라'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추창민 감독은 "제가 처음 선균 씨와 작업하면서 물었던 게 , '왜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를 물어봤다"라면서 "선균 씨가 '조정석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본인은 '조정석이란 배우가 되게 좋은 배우 같다. 그래서 이 배우랑 같이 하면서, 이 배우한테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렇게 좋은 배우도 아직도 호기심도 있고, 열망도 있구나. 그리고 배우는 자세로 연기하는구나' 그 태도가 저를 되게 놀라게 했던 것 같습니다"고 덧붙였다.

'행복의 나라'에서 고 이선균과 호흡한 조정석 역시 고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행복의 나라' 개봉 후, 관객들이 고 이선균의 어떤 연기에 주목했으면 좋은지 묻자 "제가 생각할 때는 정말 많은 변신을 해오셨던 것 같다. 선균 형님이"이라면서 "그치만 지금까지 보실 수 없었던 이선균 배우의 묵직함, 진중함 그리고 그런 모습들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정석은 "저는 분장 처음하고 테스트 촬영할 때부터 그게 느껴져서 정말 그 시대에 살았던 그 인물처럼 보이는 순간도 있었다"라면서 "제가 아무리 친하고 좋아하는 형이어도 연기할때 그 눈빛이나 기운, 분위기가 그때 역할의 모티프가 된 박흥주 대령의 모습도 저는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선균 배우님의 아주 또다른 새로운, 캐릭터 변신을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고 덧붙였다.



'탈출' '행복의 나라' '노 웨이 아웃'. 이선균 생전 인연을 맺었던 작품들이다. 영화와 드라마까지, 고인이 된 이선균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팬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이다.

고 이선균은 2023년 12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캐릭터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을 수상한 '기생충'에 출연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