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맞춤 HR솔루션…'K인사관리' 호응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4.07.24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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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 뉴프론티어] 박재현 HCG 대표

박재현 HCG(휴먼컨설팅그룹) 대표이사박재현 HCG(휴먼컨설팅그룹) 대표이사


1997년 12월 한국이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때가 있었다. 잘나가던 기업과 은행들이 도산했고 살아남은 이들은 경영효율화에 주력했다. 당시 인사·조직 등 HR(인적자원관리)분야 글로벌 컨설팅회사 타워스왓슨의 컨설턴트였던 박재현 대표(사진)는 글로벌 모범사례로 꼽히는 관행들을 한국 기업에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채용에서 성과평가, 보상으로 이어지는 한국 기업의 HR업무 관행이 외국 기업과 달라 외국 HR기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글로벌 혁신 인사기법을 한국 기업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2001년 박 대표가 설립한 회사가 HCG(휴먼컨설팅그룹)다. 3명으로 시작했지만 회사규모는 이듬해 20여명으로 늘었고 2003년엔 HR분야 국내 1위 기업이 됐다. 그만큼 인재채용과 배치, 성과평가 및 보상 등에 이르는 HR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고자 하는 목마름이 컸다는 방증이다.



2006년 HCG는 '휴넬'(HUNEL)이라는 SW(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출시했다. 1000명 이상 규모 대기업이나 그룹사 맞춤형 솔루션으로 근태관리부터 성과평가, 급여, 복리후생, 연말정산 등에 이르기까지 HR 관련 모든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13년에는 중견·강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이드'(JADE) 솔루션이 출시됐다. 기존 상의하달식 KPI(핵심평가지표)가 아니라 핵심목표 달성을 위한 단계적 성과를 상시 평가하도록 한 OKR(Objective Key Result) 중심의 '퍼포먼스 플러스' 솔루션은 2018년에 나왔다. 이 솔루션들을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만든 '탈렌엑스'는 이달 출시됐다. HR 컨설팅업체이자 SW개발사로서 면모도 갖췄다는 얘기다.

박 대표는 "회사 초기부터 인사제도의 실행력을 위해서는 IT(정보기술) 시스템이 필수라는 점을 인식하고 개발자 조직을 운영해왔다"고 밝혔다. 컨설팅회사로 출발했지만 HCG의 솔루션은 SW 전문기업 못지않다. 박 대표는 "HCG의 e-HR(전자HR) 솔루션 매출은 글로벌 기업의 국내 매출보다 많다"고 했다. ERP(전사적자원관리)나 회계·세무 등 분야는 처리 프로세스가 글로벌 전역에 걸쳐 상당수준 표준화한 반면 HR는 그렇지 않다. 각국 노동관행의 문화·제도적 차이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에 최적화한 HCG의 솔루션이 인사담당자들로부터 호평받는 이유다.



현재 HCG에선 약 300명의 임직원이 컨설팅부터 개발, 영업 등을 담당한다. 고객사가 약 800곳에 이르고 HCG 솔루션 사용자는 63만여명에 달한다. HCG의 매출은 2008년 100억원을 달성한 후 2020년 2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290억원, 올해는 400억원을 목표로 한다. 박 대표는 "이미 연초 기준 320억원가량의 수주가 확보돼 있고 휴넬 등 온프레미스(구축형) 방식으로 공급된 제품의 유지보수 관련 매출도 70억원 정도"라며 "여기에 이번에 출시된 SaaS형 탈렌엑스는 구독고객 수가 늘어날수록 관련 매출이 커지는 구조"라고 했다.

그는 "온프레미스형 e-HR 솔루션 중 국내 고객으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탈렌엑스를 통해 온프레미스형이 아닌 SaaS형 e-HR 솔루션 시장도 석권한 기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내 SaaS형 e-HR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e-HR 시장진출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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