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여전한데…중국, '미국 통신업체 제재' 의문의 취소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07.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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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對)대만 정책에 반발해 미국 기업에 부과했던 경제 제재 조치를 6개월 만에 돌연 해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외교부는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월 부과한 미국 통신장비업체 비아샛에 대한 제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중국 외교부는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월 부과한 미국 통신장비업체 비아샛에 대한 제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


중국 외교부는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통신장비업체 비아샛(Viasat)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 질의응답에서 '중국의 제재를 받는 미국 비아샛이 중국 관련 기업과 사업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는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 "비아샛에 대한 대응 조치(제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그는 제재 해제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반외국제재법' 등 관련 법에 따라 대응 조치가 취해진 상황의 변화를 고려해 비아샛 제재 해제를 결정했다"고만 전했다.



중국 외교부의 발표에 따라 비아샛은 6개월 만에 중국의 제재 굴레에서 벗어나게 됐다. 중국은 지난 1월 대만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3억달러(약 4154억7000만원) 규모 무기 판매 승인에 반발하며 비아샛을 비롯해 방산업체 4개 등 미국기업 5개에 제재를 가했다. 당시 제재로 이들 기업의 중국 자산은 동결됐고, 중국 내 기관 및 개인과의 거래와 협력이 금지됐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만 독립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중국의 제재 해제 결정은 '이례적인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내에선 온라인을 중심으로 미국이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관련 중국에 대한 수출제한을 강화하는 와중에 제재 해제가 이뤄졌다며 당국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일부 누리꾼은 기사 댓글을 통해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는가?"라고 반문하며 중국 당국이 이번 해제 결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 언론은 마오 대변인의 답변만 간략하게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비아샛의 중국 사업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것이 이번 제재 해제와 연관성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비아샛이 제재 해제를 위해 중국 당국과 현지 투자 및 사업 비중 확대 등을 약속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에 따르면 비아샛은 중국 관련 사업을 처리하는 여러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비아샛은 중국 관련 자회사를 통해 지난 2019년 중국 기내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제공을 위해 국영 통신업체인 차이나세트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2022년에는 중국 쓰촨에어라인과 장비 공급 협력에 합의했다. 비아샛의 자회사에는 지난해 인수한 영국 위성서비스 공급업체 인마샛(Inmarsat)의 지사도 있다. 인마샛은 비아샛에 인수되기 전 중국 중앙(CC)TV를 최대 고객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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