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회장 "부동산 문제는 가계대출보다는 PF 시장과 연결"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4.07.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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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그룹 창업기념일인 7월 7일을 기념한 '신한컬쳐위크(Shinhan Culture Week)’에서 임직원 앞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사진=/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그룹 창업기념일인 7월 7일을 기념한 '신한컬쳐위크(Shinhan Culture Week)’에서 임직원 앞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사진=/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한국 부동산 시장 문제는 가계대출보다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과 연결돼 있다고 봤다. 또 가계부채로 한국 경제 위기의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22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진 회장은 지난 4월 주주서신을 통해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는 기존 주택 거래와 관련된 가계대출보다는 신규 부동산 개발과 연계된 PF 시장의 건전성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최근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특히 'IR 캘린더'와 'CEO 주주서신' 페이지를 신설했다. 공개된 주주서신에서 진 회장은 2023년을 돌아보고 △2024년 전망 △부동산 시장 △금융정책 △주주자본의 활용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진 회장은 "현재 한국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요인 중 하나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높은 가계부채 비율로 이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선호에서 비롯됐다"며 "다수의 국민은 지난 수십 년 간 주식시장 대비 우월한 부동산 자산 수익률을 경험하며 '부동산 시장은 불패'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또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전세 제도' 즉, 임대료 일체를 일시에 지불하고 만기에 환급받는 주택임대제도도 가계부채 규모를 늘리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이런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현재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은 주택담보대출 내지 전세자금대출로 구성돼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이뤄진 빠른 속도의 금리 상승은 주택 거래량 감소와 가격 조정으로 이어졌고, 결국 가계부채 건전성 전반으로 영향이 확대되며 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진 회장은 "한국은 낮은 LTV(담보인정비율)와 까다로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건으로 인해 주담대의 대출가능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따라서 해당 대출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등급 내지 소득수준을 보유한 개인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가계부채로 인해 한국 경제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PF 건전성과 관련해 "PF시장의 이슈는 브릿지론(Bridge Loan)에서 주로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며 "브릿지론 시장의 문제는 부동산 수요 확대와 개발비용 상승요인 완화 등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겠으나 지금의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이뤄질 부분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다만 브리지론 시장의 규모, 대형 금융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비교적 낮은 수준의 익스포져 등을 감안하면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적정 수준에서 통제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저희 그룹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에게 양질의 거래(deal)을 선점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신한금융의 재무 안전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진 회장은 올해를 전망하며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금융업종은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의 선결 과제인 재무 안정성 유지 역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신한은행의 전반적인 연체율은 물론, 경기에 가장 민감한 카드사 연체율이 지난해 말 이후 큰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2023년까지 추가로 적립한 1조90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잘 활용한다면 신한의 재무 실적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주주환원과 관련해 "신한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논의되기 이전부터 자사주 매입, 소각 정책을 주주 환원의 주요 수단이자 자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으로 추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하고 소각해 나감으로써 주가 탄력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적정 수준의 자본비율을 유지함으로써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포함해 분기 균등 현금배당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환원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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