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기립성 고혈압, 노쇠·치매 발병↑...분당서울대병원 연구결과 발표

머니투데이 경기=이민호 기자 2024.07.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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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일·최정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류동열 강원대병원 교수(왼쪽부터)./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김광일·최정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류동열 강원대병원 교수(왼쪽부터)./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김광일·최정연 노인병내과 교수가 류동열 강원대병원 교수 연구팀과 함께 노인 고혈압 환자 기립성 고혈압이 노쇠(Frailty), 인지기능, 삶의 질과 연관이 깊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간한 '2023년 고혈압 팩트시트'(Factsheet)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률은 60대에서 50%, 70대 이상에서는 60%를 넘어선다. 노인 고혈압은 노화로 인한 여러 장기의 이상을 동반, 포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노인 고혈압에 대한 최적 관리모델을 찾는 국내 다기관 연구 'HOWOLD-BP' 주도하며 기립성 혈압 변동과 노년 건강을 위협하는 노쇠, 인지기능 저하, 삶의 질 저하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기립성 혈압 변동은 누운 자세에서 서 있는 자세로 변경할 때 혈압이 변하는 증상이다. 특히 기립성 저혈압은 어지럼증, 낙상 등을 유발한다. 자율신경계 조절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미국 등에서는 노인 고혈압 환자에게 검사를 권장하고 있는 항목이다.



연구팀은 HOWOLD-BP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12개 국립대병원에서 모집한 2065명의 노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기립성 혈압 변동 검사를 시행한 후 그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노인 고혈압 환자의 4.6%는 기립성 고혈압을, 4.1%의 기립성 저혈압 소견이 관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합산 시 기립성 혈압 변동 소견을 보이는 비율은 전체 9% 수준이며 5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국내 노인 고혈압 인구수를 고려하면 수십만명이 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중 기립성 고혈압 소견을 보이는 고혈압 환자에서 노쇠 비율이 높다는 점도 확인했다. 기립성 혈압 변동이 정상인 노인 고혈압 환자에서 노쇠 전 단계는 23%, 노쇠는 4% 수준의 비율을 보인 반면, 기립성 고혈압 환자는 노쇠 전 단계 38%, 노쇠는 8% 수준으로 대조군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외에도 기립성 고혈압 소견을 보인 환자는 인지기능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해 기립성 고혈압이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와도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삶의 질 평가 설문조사에서도 일상활동 유지, 운동능력, 통증, 불편 등 항목들에서 대조군에 비해 점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김광일 교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앞으로 노인 고혈압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연구를 통해 노인 고혈압 환자 중에서도 기립성 혈압 변화와 노쇠, 인지기능 저하 간의 연관성이 깊다는 사실을 밝힌 만큼,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혈압 관리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미국심장학회 공식 학술지인 'Hypertension'(IF 8.3)에 게재됐다. 또한 지난 5월31일부터 6월3일까지 베를린에서 개최된 세계적 권위 학술대회인 '2024 유럽고혈압학회'에서도 구연 발표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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