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9일 (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압력 고조 속 워싱턴의 스미즈 드림 아이스크림 가게를 방문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트럼프로서는 상대 후보가 바뀌지 않는 게 지금의 여세를 몰아가는 데 수월하다. 첫 대선 후보 TV 토론부터 시작해 유세장 피격 사건은 트럼프를 대선 가도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바이든 비난 광고를 쏟아붓던 공화당은 최근 바이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후보 바이든'이 자리를 지킬 수 있게 가급적 잡음을 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후보의 지지자들이 20일 (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합동 연설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 들고 있다. /로이터=뉴스1
해리스가 후보가 되면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 타이틀을 놓고 싸울 수 있어 모양새도 갖춰진다. 한 마디로 새로운 역사다. 트럼프 캠프는 이에 따라 해리스의 잠재적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여겨지는 민주당 주지사들의 기록도 조사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가 경합주 중 가장 집중하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주지사 조쉬 샤피로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유색인종 표를 얻는 데 있어 바이든보다는 확실히 난이도가 높은 상대다. 전직 전국 공화당 상원의원 위원회 보좌관 리엄 도노반은 "역사를 만든(해리스는 이미 최초 흑인 여성 부통령이다) 또다른 후보와 맞서는 것은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역사적인 이득을 거두기를 바라는 캠페인에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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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일 (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피격 사건,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열린 JD 밴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낙태권 등 특정 이슈에서도 해리스의 메시지 전달력이 바이든보다 강할 수 있다. 공화당은 국경 문제 등 민심을 잃은 바이든 정부 정책에 대한 모든 비난을 부통령인 그녀에게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민주당 후보 지명에 대한 변화 여부를 예의주시하면서 바이든 캠페인 자금의 이전 및 사용과 관련된 소송 등 법적인 문제 제기 가능성까지 이미 열어두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사퇴론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안 후보 지명 방식을 놓고 승계가 아닌 경선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바이든이 해리스를 지목하는 방식으로는 불리해진 선거 판세를 뒤집기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로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캘리포니아 하원의원들에게 국민 참여식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에게 투표권을 줘 백지 상태에서 후보를 다시 선출하자는 아이디어다. 대선까지 3개월 반가량밖에 남지 않았고 전당대회도 다음 달 19일부터 시작이어서 시간이 많지 않다.
당 소속 의원들의 '바이든 사퇴' 요구도 늘고 있다. NBC는 미국 기준 20일 낮 기준으로 36명의 민주당 의원들(하원 32명, 상원 4명)이 후보직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현지 언론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2016년 대선후보) 부부는 사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요일인 19일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중에 새로운 주에 선거 유세에 복귀하겠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