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코로나19에 감염돼 델라웨어 자택에서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몰아내려는 조직적인 움직임에 분노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이 배후에서 사퇴 캠페인을 조종하는 것으로 보고 배신감이 크다는 전언이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을 고대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줄리어스 시저)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수십 년 알고 지낸 사람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앞뒤에서 찌르고 있다"며 "그들이 바이든을 카이사르로 만들었다"고 했다. 절대 권력을 가졌던 카이사르가 회의에 참석하러 갔다가 14명의 원로원 의원들의 칼에 찔려 숨진 것을 언급한 것이다. 카이사르는 쓰러지던 순간 자신이 총애하던 브루투스가 암살자 중 하나란 걸 알고 배신감에 "브루투스 너마저"라고 한탄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얼마 못 가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으리란 관측이 잇따른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19일 오후까진 마음을 바꾸지 않았으나 중도 하차할 수 있단 사실을 점점 더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일부는 사퇴 발표를 언제 어디에서 할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30명이 넘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이 미뤄질 변수 중 하나로 24일로 예정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의회 연설을 거론했다. 가자지구 전쟁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관계가 껄끄러워진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그 전에 사퇴할 경우 네타냐후 총리만 좋은 일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단 설명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 연설을 통해 미국 정부가 하마스 퇴치를 지원하는 데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음을 비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