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멀미? '아이페달 3.0'으로 잡는다"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이태성 기자 2024.07.1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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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능동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아 첫 전기차 전용 콤팩트 SUV(스포츠다목적차량) 'EV3'의 기술 설명회 모습./사진=김도균 기자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능동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아 첫 전기차 전용 콤팩트 SUV(스포츠다목적차량) 'EV3'의 기술 설명회 모습./사진=김도균 기자


차량 급발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아가 기술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할 경우 위험성이 내연기관보 큰 전기차에, 페달 오작동 우려가 큰 원페달 주행을 더 편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놓은 것이다. 기아 전기차 모델 중 가장 작은 EV3에 탑재된 기술인 만큼 향후 출시되는 다른 전기차에도 모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가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능동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첫 전기차 전용 콤팩트 SUV(스포츠다목적차량) 'EV3'의 기술 설명회를 열었다.



현대자동차그룹 최초로 EV3에 적용된 '아이 페달 3.0'은 회생제동 기술을 바탕으로 가속 페달 조작만으로 가속·감속·정차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기존 기아의 아이 페달은 가장 강한 회생제동 단계에서만 작동됐다. 이 경우 주행 효율은 높아지는 대신 회생제동 강도가 너무 강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갑자기 속도가 줄어들면서 멀미를 유발했다. EV3는 모든 회생 제동 단계에서 아이 페달 기능을 쓸 수 있다. 운전자가 자기 운전 스타일에 맞는 감속 강도를 고를 수 있고 이 강도에 상관 없이 가속·감속·정차가 원페달로 가능하다.

다만 원페달 주행은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착각해 오발진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뗀 것으로 감속이 되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익숙하지 않은 전기차 운전자의 경우 급정차를 해야 할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서울 이태원 주택가 골목에서 전기차 택시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만 누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기아는 이같은 문제를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기아 관계자는 "EV3에 탑재된 AEB 등 안전사양이 사고를 방지할 것"이라며 "아이 페달 기능은 전기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기능"이라고 했다. AEB는 카메라나 센서를 활용해 충돌이 예견될 때 차량 스스로 감속 또는 멈춰 서도록 한 첨단 안전 장치다. 기아 관계자는 "후진 시에도 아이 페달의 작동 여부를 설정할 수 있어 오조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도 EV3에 최초로 적용된 기술이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센서를 통해 감지한 선행 차량과의 거리, 과속 카메라, 방지턱 등 정보를 활용해 적정 수준으로 자동 감속한다. 시속 9㎞ 이하에서는 자동 감속이 되지 않던 기존과 달리 정차 상황까지 자동으로 속도를 줄인다. 운전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 빈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을 활성화하려면 스티어링 휠 우측의 패들쉬프트를 약 1초간 길게 누르면 된다.

EV3는 기아의 최신형 전기차이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내놓은 모델이다. EV3에 적용된 기술들은 추후 기아가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에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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