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비대위원장 "무응답 전공의 사직 처리, 인권 짓밟는 일"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7.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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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사진=뉴시스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사진=뉴시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에게 편지로 '무응답 전공의의 일괄 사직 처리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강 위원장은 전날(16일) 김 병원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부디 원장님께서 현명한 선택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정부의 지시대로 지난달 4일 이후 일괄사직이 처리되는 경우 다수의 교수가 '본인도 사직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전공의 거취는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하며, 사직을 희망하는 경우 지난 2월29일로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보건복지부는 아직도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개인의 복직이나 사직 중 택하라고 강요한다"며 "그러나 정책결정권자가 진정으로 현재의 진료 공백을 해결하고자 했다면 전공의들에게 두 옵션 중 한 가지를 선택하라 요청하면서 의료계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강 위원장이 언급한 옵션은 △정부에 어떤 기대도 없거나, 다른 개인적 이유로 기존의 수련병원에 더 이상 근무 의사가 없어서 즉각 사직 처리 요구 △무너진 우리나라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경우 사직 의사를 철회하고 복귀할 의향 있음이다.

그러면서 강 위원장은 "전공의가 16일 오후 2시쯤 '저녁 6시까지 복귀 의사 표명, 합의요청 회신을 해라'는 연락받았다고 한다"며 "전공의가 연락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마음을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려 무응답자로 처리된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절망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강 위원장은 "개인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일괄 사직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전공의들과의 사제관계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미래 의료의 주역을 길러내는 교육자로 남을 것인가, 젊은이들의 저임금 노동의 착취자로 기록될 것인가 결정하는 날일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복지부는 수련병원 원장들에게 지난 15일까지 소속 전공의의 복귀 또는 사직 여부를 확인해 결원을 확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수련병원은 17일까지 결원 규모를 확정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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