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틀 걸렸던 식품원료 심사 5분 만에...K푸드 더 힘낸다

머니투데이 인천=유예림 기자 2024.07.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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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도입 식약처 '전자심사24' 통해 검역 시간 대폭 단축
제조사 생산 효율성 개선으로 비용 절감 효과...식약처장 "적용 대상 확대할 것"

17일 농심 이병학 대표이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이 인천 서구 농심 인천 복합 물류센터를 방문해 ‘전자심사24(SAFE-i24)’로 수입 통관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17일 농심 이병학 대표이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이 인천 서구 농심 인천 복합 물류센터를 방문해 ‘전자심사24(SAFE-i24)’로 수입 통관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17일 오전 10시 인천 서구 농심 물류센터 내 1층 수입원료 자동화 창고. 높이 40m, 폭 10m가량의 창고에 들어서니 신라면, 육개장사발면의 주요 원료인 감자전분이 15개 단에 층층이 쌓여 있다. 물류 6900t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엔 감자전분 3500t이 보관돼 있었다. 농심이 덴마크, 독일 등에서 수입해 인천 신항을 거쳐 물류센터로 들어온 재고다.

이곳에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5월 도입한 '전자심사24(SAFE-i24)' 시스템에 따라 물류 보관과 검역이 진행된다. 감자전분이 파란색 컨베이어에 올라가니 기기가 바코드를 읽었다. 이후 회색 크레인이 감자전분을 지정된 장소로 옮기는 과정이 이뤄졌다.



이 작업을 마치면 식품 검역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식약처는 전자심사24를 통해 시간을 대폭 줄였다. 길게는 이틀까지 걸리던 처리 시간이 최대 5분, 짧게는 2분 내로 대폭 단축됐다.

식품이 수입되면 제품명부터 무게, 수입 금지 품목, 방사능 검사 대상 여부 등 270개 항목을 확인해야 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일일이 육안으로 검사하고 업무 시간에만 할 수 있었으나 365일 24시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는 "전자심사24 도입을 통해 통관에 들어가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며 "식약처에서 전자심사24 도입 외에도 K푸드 수출 활성화 등 다양한 방면으로 도움을 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식품 수입이 늘어나면서 효율적인 검사를 위해 지난해 9월 식품첨가물을 시작으로 농축수산물, 가공식품과 건강기능식품 검사에도 전자심사24를 적용했다.

식품업체는 전자심사24를 통해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이점이다. 정성윤 농심 보세창고 관리책임자는 "예전에는 식품 검역이 하루 반나절 넘게 걸렸는데 이젠 실시간으로 한다"며 "입고된 원료를 농심이 바로 제조 과정에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품을 빠르게 만들어야 할 때 특히 유용하다. 편의점, 마트 등 유통 채널에서 납품을 원하는 시기에 즉각 대응할 수 있어서다. 심상덕 농심 식품안전실장은 "프로모션이나 판촉 행사할 때 주문이 급하게 들어올 때가 있는데 전자심사24를 활용해서 원료가 바로 통관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가공식품의 자동 수리 활용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전자심사24가 가공식품에 5월부터 적용된 뒤 두 달 만에 자동 수리 비중은 12.5%까지 늘었다.

전자심사24는 물류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검사를 마칠 때까지 재고를 창고에 보관하면서 비용을 지불해야 했는데 입고와 검역이 빠르게 순환하면서 이를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성과를 공유한 농심 (369,500원 ▼8,000 -2.12%), CJ제일제당 (307,000원 ▼3,500 -1.13%), 오뚜기 (394,500원 ▼8,000 -1.99%), CJ프레시웨이 (17,700원 ▼420 -2.32%) 등 대형 제조사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전자심사24가 정확하고 빠른 심사로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식품 기구, 용기 포장 등 적용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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