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불끈 쥔 트럼프, 청력 잃을 수도…의사의 경고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07.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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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2024.07.14. /사진=[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오른쪽 귀에 피를 흘리는 상태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2024.07.14. /사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 도중 벌어진 총격으로 오른쪽 귀 관통상을 당한 가운데, "청력이 지금보다 크게 떨어지거나, 심하면 청력까지 잃을 수도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나왔다.

16일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한상윤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알이 귓바퀴 위쪽을 뚫으며 파괴하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에서 매우 큰 소음이 들렸을 것이고, 엄청난 풍압이 고막을 때렸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귓속 고막·내기관을 손상하면서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드물지만 어지럼증까지 동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총알이 귀를 스칠 때 발생했을 '큰 소음'과 '센 풍압'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음성 난청이란, 귀 고막이 큰 소음에 노출되면서 귓속 달팽이관의 청각세포로부터 뇌의 청각 담당 부위까지의 신경에 문제가 생겨 청력이 떨어지는 질환을 가리킨다. 권총 사격 훈련을 받거나, 비행기 소음에 장시간 노출된 사람에게서 소음성 난청이 진단되는 경우가 잦다.

한상윤 교수는 "총격 직후 오른쪽 귀에서 난청 소견으로 소리가 당장 들리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럴 때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 약물요법을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의학적으로 난청에 대해서는 스테로이드를 고용량으로 투여한다. 만약 총알이 지날 때 발생한 풍압으로 고막이 찢어지거나 손상당했다면 일단 고막이 자연적으로 아무는지 여부를 지켜본다. 고막은 손상되더라도 회복 속도가 비교적 빠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테로이드를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혈당이 조절되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국소 부위(고막)에만 약물을 넣는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을 실시한다. 한 교수는 "스테로이드로 치료를 시도해도 반응이 좋지 못하면 '영구적 난청'으로 남을 수 있다"며 "소음성 난청 중증도가 심하다면 귀머거리(청력장애)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센 풍압은 고막에 구멍(고막천공)을 만들 수 있다. 만약 총알이 지날 때 발생한 풍압으로 고막이 찢어지거나 손상당했다면 일단 고막이 자연적으로 아무는지 여부를 지켜본다. 고막은 손상되더라도 회복 속도가 비교적 빠르기 때문이다. 고막 손상 부위가 크면 찢어진 부위에 '종이 패치'를 붙여 고막 재생을 도울 수 있다. 시간이 지나도 구멍이 아물지 않으면 귀 뒤에서 근막이나 연골막 떼서 고막을 다시 만들어주는 '고막 재건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버틀러 로이터=뉴스1) 장시온 기자 = 1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도중 오른쪽 귀에 총을 맞은 뒤 경호원에 둘러 쌓인 채 주먹을 쥐고 있다. 이날 총격으로 현장에 있던 지지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2024.07.1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버틀러 로이터=뉴스1) 장시온 기자(버틀러 로이터=뉴스1) 장시온 기자 = 1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도중 오른쪽 귀에 총을 맞은 뒤 경호원에 둘러 쌓인 채 주먹을 쥐고 있다. 이날 총격으로 현장에 있던 지지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2024.07.1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버틀러 로이터=뉴스1) 장시온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총상 후 병원 치료를 받고 당일 퇴원했다. 하지만 퇴원했다고 해서 난청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한 교수는 "당장 소음성 난청이 유발됐다 해도 경구로 약물을 투여하기 때문에 입원 치료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며 "소음에 노출된 후 1개월은 지나야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 스테로이드 약물을 써보고, 그래도 난청이 남아있다면 귀 고막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해본 다음, 그래도 호전되지 않으면 좌측 귀 청력이 좋다면 좌측 귀로만 듣거나, 혹은 우측 귀에 보청기를 끼거나, 인공와우를 시도해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떤 치료에도 소음성 난청이 호전되지 않으면 소음 유발 환경에서 말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만약 오른쪽 귀에 소음성 난청이 생겼다 해도 왼쪽 귀의 청력이 나쁘지 않다면 1대1 대화까지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소음 유발 환경에선 대화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한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향후 군중 사이에서 연설할 때 대화가 잘 안된다면 오른쪽 귀 난청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런 경우 왼쪽 귀 청력이 좋다면 왼쪽 귀로만 들어야 한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일간 뉴욕포스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병원 의사가 '이런 일은 처음 봤다', '기적'이라고 칭했다"며 "나는 죽어서 여기 없을 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총격범이 격발한 총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날아갈 때 계속 정면을 보던 그는 불법 이민과 관련한 통계를 보기 위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이 덕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일부가 찢기는 데 그쳤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는 인터뷰 내 오른쪽 귀를 커다란 흰색 붕대로 느슨하게 감고 있었다고 이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경호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상한 모습은 촬영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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