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나가는 AI주…커지는 '버블' 주의보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07.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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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수혜주가 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버블 우려도 고조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조만간 금리를 인하하면 자금이 증시로 쏠려 AI 관련주의 버블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틀간 낸 발언은 시장의 이런 움직임을 자극한다.

미 뉴욕 증권가 맨해튼 월스트리트에 세워진 '겁없는 소녀 (Fearless Girl)'상이 7일(현지시간)  대형 성조기로 치장한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화려한 조명속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조각가 크리스텐 비르발의 작품인 이 소녀상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2017년 월스트리트의 아이콘 동상인 '황소 (charging Bull)' 상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자리에 세워졌으나 현재는 뉴욕증권거래소쪽으로 돌려져 세워져 있다. 뉴욕증시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미 뉴욕 증권가 맨해튼 월스트리트에 세워진 '겁없는 소녀 (Fearless Girl)'상이 7일(현지시간) 대형 성조기로 치장한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화려한 조명속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조각가 크리스텐 비르발의 작품인 이 소녀상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2017년 월스트리트의 아이콘 동상인 '황소 (charging Bull)' 상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자리에 세워졌으나 현재는 뉴욕증권거래소쪽으로 돌려져 세워져 있다. 뉴욕증시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1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둔화에 자신감이 있지만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갈 거라고 말할 준비는 돼 있지 않다"면서도 "금리인하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까지 낮아지는 것을 기다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통화완화적 발언 영향으로 3대 지수 모두 1% 이상 크게 상승했다. 금리에 예민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엔비디아 2.7%, AMD 3.9%,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4.0% 오르는 등 AI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시장은 9월 금리 인하를 점점 더 기대하는 분위기다. 11일 아시아 증시에서도 일본 닛케이, 대만 가권 지수는 급등하며 나란히 최고치를 새로 썼다.

웰스 컨설팅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짐 워든은 최근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금리가 인하되면 랠리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강화되며 기술주가 폭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MMF(머니마켓펀드), 채권 등으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증시 전반이 일제히 오르면 이는 2021년 고점 때나 1999~2000년 닷컴 버블 때처럼 기술적으로 나쁜 징조"라며 금리 인하가 버블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500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김현정S&P500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김현정
'AI 혁명' 기대감이 너무 부풀려졌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투자에 상응하는 수익을 거두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짐 코벨로는 보고서에서 "인터넷, 노트북, 휴대폰이 이전에 가능하지 않았던 어디서든 전화하고 쇼핑하고 컴퓨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을 감안하면, AI가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바클레이즈의 주식 리서치팀은 클라우드 서비스회사들이 데이터센터에 매년 600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2026년까지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은 연 200억달러로 그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관련주 매도를 권고한 투자은행도 있다. 씨티그룹의 전략가팀은 AI 수혜주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심리가 과열돼 있다면서, 특히 주요 AI 기업들은 향후 5년간 잉여 현금흐름 성장률에 대한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를 놓고 봐도 주가가 너무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AI 랠리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FOMO 심리로 주가가 폭등할 수도 있다. 원래 가장 급격한 상승세는 버블 막바지 때 나타난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고평가 주식은 시간이 지나면 적정 수준으로 회귀했다. 물론 그게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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