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문난 잔치' 먹을 게 뭐 있을까…3중전회 내일 개막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07.1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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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경제정책 발표 주요 회의체…
블룸버그 "빅뱅급 개혁 기대감 낮아",
신품질 생산력·중국식 현대화 키워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4.07.11  /AFPBBNews=뉴스1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4.07.11 /AFPBBNews=뉴스1


중국 공산당이 주요 경제정책을 발표해 온 이른바 3중전회(20기 중앙위 3차 전체회의)가 15일 개막하는 가운데 중국 안팎의 기대감은 제한적이다. 중국 경제상황에 대한 중국 안팎 진단의 온도차가 워낙 큰 가운데 미국 대선 등 대형 변수를 앞두고 있다. 중국 정부가 도전적 과제를 내놓을 시점은 아니다. 기존 강조했던 신품질생산력 등 현대화 키워드 등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신품질 생산력' 앞세울 3중전회 키워드는
1978년 중국공산당 3중전회. 이 회의에서 덩샤오핑은 중국 경제의 개혁개방을 선언했다. /사진=머니투데이DB1978년 중국공산당 3중전회. 이 회의에서 덩샤오핑은 중국 경제의 개혁개방을 선언했다. /사진=머니투데이DB
3중전회는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사이에 7차례 열리는 전체회의 중 세 번째 회의라는 의미다. 중국은 보통 1,2중 전회에서는 지도부를 선출하고 3중전회에서 경제정책을 발표하고, 4,5중전회에서 정치정책을 발표하고, 6,7중전회에서 다음 당대회 내용과 계획을 발표한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했던 1978년 이후로 경제 분야에서 가장 존재감이 큰 회의가 3중전회였다.



이번 3중전회는 당초 지난 연말 진행됐어야 하지만 중국 지도부 내홍으로 미뤄졌다. 이날 개막해 오는 18일까지 계속된다. 중국 현지서는 '신품질 생산력'과 '중국식 현대화'를 두 개의 키워드로 꼽는다. 신품질생산력은 고품질생산력과 병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부터 중국 경제의 이정표 격으로 언급해 온 내용이다. 연간 주요 연설에서 100여차례 이상 직접 언급했다.

신품질생산력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이 바로 '중국식 현대화'다. 중국식 현대화는 관영 신화통신이 지난달 3중전회 개최 시점 확정 소식을 전하며 "전면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대한 당 중앙의 결정과 의견수렴 상황을 바탕으로 3중전회가 결정됐다"고 밝힌 내용에 포함된 핵심 내용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지속적으로 상반기 중국 GDP(국내총생산)의 안정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 것 역시 이를 위한 포석이다. 서방의 우려와는 달리 경제펀더멘털이 단단해지는 만큼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기초체력은 다져졌으며, 신품질 생산력을 앞세워 새로운 경제성장 엔진들을 확보하는 데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신품질생산력의 주체는 첨단 기술을 보유한 국유기업들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 전반의 데이터 시스템 개혁, 조세시스템 개혁, 금융시스템 개혁, 민생분야 개혁, 대외개방 수준 제고 등도 3중전회를 통해 과제로 제시될 전망이다.

소문난 잔치 가능성…부동산 보유세, 상속세 도입 전망도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수를 치고 있다. 우측에는 리창 국무원 총리다. 2024.03.11  /AFPBBNews=뉴스1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수를 치고 있다. 우측에는 리창 국무원 총리다. 2024.03.11 /AFPBBNews=뉴스1
대외적으로 관심이 많은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보다는 기존 발표됐던 국영기업 설립을 통한 시장 부실자산 매입 전략을 다소 구체화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도부가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세제개편을 통한 세수 확대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는 없는 부동산 보유세나 상속세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시장의 갈증을 풀어줄 만한 획기적 대책이 나오긴 어렵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3중전회와 관련해 "(시장은) 3중전회에서 광범위한 이슈와 관련된 중국 정부의 장기계획에 대한 단서를 기대한다"면서도 "3중전회에서 시장 심리를 되살릴 수 있는 빅뱅급 개혁이 나올거라는 기대감은 낮다"고 전했다. 대책은 필요하지만 의미있는 발표는 없을 거라는 말이다. 영국 자산운용사 에버딘의 신야오 이사 역시 "3중전회에 대한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글로벌 운용사들도 중국 경기부양책이 발표될 거란 쪽에 베팅할 자신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3기에 접어든 시 주석이 굳이 3중전회를 통해 경제정책 변화 의중을 밝히지 않아도 될 만큼의 정치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이번 3중전회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시 주석은 집권 1기 초반인 지난 2013년 18기 3중전회에서 '전면적 개혁 심화'를 선언했지만 집권 2기였던 지난 2018년 19기 땐 별다른 경제정책 방향을 내놓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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