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투자로 '세계 최고' 모노파일을…GS엔텍, 글로벌 해상풍력 도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07.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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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투자로 '세계 최고' 모노파일을…GS엔텍, 글로벌 해상풍력 도전


GS그룹의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조사 GS엔텍이 설비 자동화 등에 3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하부구조물을 만들어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급성장 중인 일본 시장이 첫 타깃이다.

GS엔텍은 9일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생산을 위한 최신 자동화 설비 도입에 2140억원, 기타 건축물 확보에 약 860억원 등 총 3000억원을 2년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를 위해 GS엔텍은 도미누스 인베스트먼트와 시몬느자산운용 등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약 9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상태다. 아울러 2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전략적투자자(SI)를 비롯, 복수 재무적투자자(FI)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GS엔텍 관계자는 "투자가 완료되면 고객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규격의 모노파일 구조물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생산해내는 사업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S엔텍의 주력 제품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이다. 대형 철판을 용접해 만든 원통형 구조물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를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한다. 부유식 및 삼각대(Tri-Pod), 자켓(Jacket) 등 기존의 하부 구조물보다 제작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저렴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다.



원래 가스·정유·석유화학 플랜트 설비를 제조하던 GS엔텍은 모노파일 제조를 위해 유럽 해상풍력 모노파일 시장의 40%를 점유한 글로벌 1위 기업 네덜란드 시프(Sif)와 지난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독점적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모노파일 시장에서 시프는 기술상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플랜트 설비 제조를 통해 쌓은 GS엔텍만의 세밀한 용접 기술도 모노파일 제작사로서의 경쟁력이다. 시프와 GS엔텍의 기술 시너지가 자금 유치에 이은 3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의 뒷심인 셈이다.
3000억 투자로 '세계 최고' 모노파일을…GS엔텍, 글로벌 해상풍력 도전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GS엔텍은 전라남도 영광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365MW)에서 20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 64기 공급 계약을 따냈다. 내년 9월까지 64기 전체 공급을 완료할 예정이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 확대 정책에 따라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GS엔텍 관계자는 "3000억원 투자를 통한 생산설비 고도화를 발판으로 이제 글로벌 시장의 물꼬를 틀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여겨 보는 지역은 빠르게 성장하는 일본 시장이다. 일본은 해상풍력 발전 규모를 2030년까지 현재의 약 30배 규모로 늘리고 2040년엔 240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본 시장은 하부구조물의 경우 대부분 GS엔텍의 모노파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본 현지엔 JFE엔지니어링이 모노파일 공장을 설립 중이기는 하나, GS엔텍과 같이 기술이 검증된 대규모 모노파일 생산능력을 갖춘 기업이 사실상 없다.

GS엔텍의 대규모 투자와 세계시장 도전은 '디지털 친환경을 통한 미래성장'이라는 GS그룹 차원의 신사업 전략과 맥을 함께 한다. 그룹 관계자는 "정유 플랜트 제작이 본업이던 GS엔텍이 친환경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으로 사업 전환을 한 것은 그룹 차원의 신사업 전략이 현실화한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에선 GS엔텍의 해상풍력 사업이 장기적으로 GS E&R, GS EPS 등 GS그룹 내 발전사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
GS엔텍 울산 용잠공장 전경GS엔텍 울산 용잠공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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