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난 英·佛, 국가 재정부담 더 커졌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07.09 05:15
글자크기

정치적 불확실성에 불안감 가중
유로화·국채·증시 '트리플 약세'
노동당 집권 英도 지출확대 우려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중부 리모주에서 전 대통령이자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TV 토론을 마친 후 자신의 차를 타고 떠나고 있다./AFPBBNews=뉴스1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중부 리모주에서 전 대통령이자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TV 토론을 마친 후 자신의 차를 타고 떠나고 있다./AFPBBNews=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치적 모험의 결과로 정치적 불확실성과 국가 재정부담 우려가 커진다. 시장은 유로존 2위 경제 대국 프랑스의 미래를 지켜보고 있다. 얼마 전 정권이 교체된 주요 경제국 영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결과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은 예상 밖에 182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마크롱의 중도파 앙상블 연합이 163석, 마린 르펜의 극우정당 RN은 143석이다.



극우 돌풍은 눌렀지만 시장의 우려는 짙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국회 최다 의석 당에서 총리를 선택하는데 마크롱으로선 추후 정부 구성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사회당, 녹색당 등 NFP 내부에서도 상대적 온건파와 보수파에게 손을 내밀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시장은 추후 좌파 연합의 정책 방향이 재정 부담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유로화는 달러 대비 0.3% 하락했다. 프랑스 국채 수익률도 뛰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 국채의 독일 국채 대비 스프레드(기준금리에 덧붙이는 가산금리)는 80bp(1bp=0.01%)로 치솟은 후 지난 5일에야 66bp로 마감했다. 이는 유로존 국가 부채 위기 이후로 최고치다. 극우 정당의 집권 우려에 프랑스 증시 CAC 40지수는 5월 중순 이후 10% 뒤로 밀렸다가 이달 들어서야 소폭 회복됐다.
7일 열린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결과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182석을 차지하며 의회 제1당을 차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연합이 163석, RN과 연대세력이 143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래픽=뉴스17일 열린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 결과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182석을 차지하며 의회 제1당을 차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연합이 163석, RN과 연대세력이 143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래픽=뉴스1
NFP는 증세가 없는 최저 임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정당들이 난립해 의회가 교착 상태가 되면 국가 부채 감소 노력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짚었다. 프랑스의 공공 적자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3% 이하로 유지하란 유럽연합(EU)의 지침을 따르지 않은 가운데 부채 감축 방법을 논의하는 정당이 없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는 지난 5월 프랑스 국채 등급을 AA-로 강등했다.



지난주 총선에서 14년 만에 노동당이 권력을 잡은 영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국민건강보험 등 공공 서비스 지출을 늘리겠단 방침이나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인 IFS의 수석경제학자 이사벨 스톡턴은 "성장은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고 부채 이자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비관론을 폈다.

영국의 공공부채는 2019년 86%, 2007년 43%에서 올해 GDP의 104%로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 데이터에 따르면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2019년 97%, 2007년 65%에서 GDP의 112%로 증가했다.

선거 끝난 英·佛, 국가 재정부담 더 커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