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시리, 17년 만에 풀린 통화녹음…'깜짝'은 없었다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성시호 기자 2024.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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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인텔리전스' 공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새 AI 기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새 AI 기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애플이 자체 AI(인공지능)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생성형 AI기술을 자체 OS(운영체제)에 탑재해 다양한 기기에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그러나 기존 알려지지 않은 AI기술이나 애플의 자체 AI모델 등 '깜짝' 발표가 없어 실망스럽다는 평이 이어진다. 업계는 이제 '아이폰16' 등 애플의 생성형 AI 기능이 적용된 기기를 써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애플파크에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를 열어 생성형 AI기술이 대거 적용된 새 OS iOS 18 등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공개했다. △챗GPT-4o를 적용한 음성 AI비서 '시리'(Siri) △사용자가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하는 '젠모지'(Genmoji) △통화녹음 및 요약본 생성 등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강력한 생성형 AI모델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OS에 심는다"며 "AI는 언어와 이미지, 행동은 물론 개인적인 맥락을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생성형 AI를 적용한 시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음성대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 챗GPT-4o를 적용하면서 정해진 답만 하던 시리가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앞으로 구글 '제미나이'도 시리와 연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생성형 AI기능은 애플의 자체 AI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구현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챗GPT처럼 문서를 요약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며 사용자의 질문에 최적화한 답을 정리해준다. 아울러 온디바이스나 애플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처리돼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다.



전화통화 녹음기능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페더리기 부사장은 "녹음·받아쓰기·요약기능은 전화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라면서도 "통화 중에 녹음을 시작하면 (아이폰은) 자동으로 녹음사실을 모든 통화자가 알 수 있도록 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사용자들은 "17년 간의 숙원이 풀렸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통화 상대방에게 녹음사실을 알리는 건 실사용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이번 WWDC 발표에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애플의 AI기능을 직접 써보고 판단할 때라고 지적한다. '완성도의 애플'로 불리는 애플은 항상 소프트웨어 신기술에 보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워치나 에어팟이 등장할 때도 반응이 미적지근했지만 결국 높은 사용성으로 사람들은 스마트워치와 와이어리스(무선) 이어폰을 즐겨 쓰게 됐다"며 "애플이 발표한 AI기능에 새로운 것이 없고 아이폰16에 적용된 AI기술이 '갤럭시S24'와 유사하다 하더라도 결국 사용성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AI폰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이나 2026년쯤 AI폰으로의 대대적인 교체시기가 올 텐데 여기서 어떤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느냐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아이폰 전화통화 녹음·받아쓰기·요약 기능을 소개하는 모습./사진=애플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아이폰 전화통화 녹음·받아쓰기·요약 기능을 소개하는 모습./사진=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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