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기업 많다"… '바이 재팬' 나선 칼라일그룹, 4조 펀드 조성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06.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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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필요한 가족 기업만 150만개, 대기업 300사도 타깃

일본 도쿄 칼라일 그룹 사무실에 회사 로고가 전시돼있다. /로이터=뉴스1일본 도쿄 칼라일 그룹 사무실에 회사 로고가 전시돼있다. /로이터=뉴스1


사모펀드의 대가 칼라일그룹이 '바이 재팬'(Buy Japan)에 본격 나선다. 약 4조원 규모의 펀드를 새로 꾸려 3만개의 잠재적 매수 기업을 추리고 있다. 경영권 승계 문제에 직면한 가족기업들과 자회사가 많은 재벌기업이 주요 타깃이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칼라일은 지난달 일본 기업을 매수하기 위한 다섯 번째 일본 사모펀드를 4300억엔(약 3조7600억원) 모집했다. 직전인 2021년 꾸렸던 펀드보다 규모가 70% 커졌는데 그 중 중동과 아시아 기관투자자는 물론 각국 국부펀드 등 해외 투자자가 70%를 차지했다.



칼라일그룹 일본 바이아웃 자문팀의 공동 책임자인 야마다 카즈히로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일 수많은 거래를 살펴보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인수할 만한 잠재적 거래의 수를 감안하면 이를 수행할 파트너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마도 올해 한두 건의 거래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큰 도전은 이를 수행할 만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칼라일그룹 같은 PEF(사모펀드회사)들은 최근 일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본 기업들도 비핵심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비상장회사로 전환하고자 할 때 PEF 같은 대체자산운용사와 손잡는 게 유용한 방법으로 인식되면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실제 일본은 지난해 PEF 시장 규모가 5조9000억엔에 달해 아시아에서 가장 컸다. 지난 5년간 평균의 2배에 달하는 거래 규모다. 기업 매각이 늘어나면서 PEF 시장 규모가 대폭 커졌다.

칼라일그룹이 주목하는 일본의 투자 분야는 일반 산업과 소비부문, 헬스케어, 기술과 미디어, 통신 분야 등이다. 야마다 공동책임자는 "앞으로 5~10년간은 매우 분주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150만개의 기업소유 기업들이 경영 승계를 앞두고 있고 100개 이상의 자회사를 둔 재벌기업이 300사에 달한다. 잠재적으로 사들일 만한 기업 후보군이 3만개에 달한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으로 일본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는 늦춰지고 있다. 그러나 노쇠해진 기업경영자들의 엑시트(출구) 자체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보니 PEF 같은 제3자에 기업을 매각하는 것도 다른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칼라일그룹은 2000년부터 일본에서 운영해왔고 지역 내에서 40건 이상의 사모펀드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프라이드 치킨 체인 운영사인 KFC홀딩스 재팬을 950억엔(약 8300억원)에 공개매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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