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가스전 분석' 美박사 오늘 기자회견…"탐사 가치 충분"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4.06.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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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만 일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ㆍ가스 매장 가능성을 제기한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박사가 5일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포항 영일만 일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ㆍ가스 매장 가능성을 제기한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박사가 5일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정부와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심해 가스전 가능성' 공식 발표 이후 분석 업체인 액트지오(Act-Geo)의 전문성과 탐사시추 성공률에 대한 의문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이번 분석을 진행한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는 오는 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1인 기업' 논란 등 각종 의혹에 해명할 계획이다. 정부가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탐사 시추의 주요 근거로 액트지오의 분석을 제시한 만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브레우 박사가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아브레우 박사는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 심해의 최대 140억 배럴 규모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확인해 준 미국 심해기술평가 전문업체 액트지오의 소유주이자 고문이다.



아브레우 박사는 지난 5일 입국해 경북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전 저장량과 관련 "경제적 가치가 있다"며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망구조로 지목된 '대왕고래' 지역의 탐사 시추 성공 가능성과 경제성 평가 등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액트지오 1인 기업?…탐사시추 성공률 의혹 기자회견서 풀릴까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 및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이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부는 해당 해역에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 및 가스가 묻혀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최대 2262조 5000억원의 가치다. 2024.6.5/뉴스1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 및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이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부는 해당 해역에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 및 가스가 묻혀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최대 2262조 5000억원의 가치다. 2024.6.5/뉴스1
지난 3일 정부의 '동해 심해 가스전 가능성' 발표 이후 국내에선 분석 업체인 액트지오의 실체 논란이 불거졌다. '회사 신뢰성'에 대한 의혹이 대표적이다. 액트지오 본사의 미국 주소가 텍사스 휴스턴의 한 가정집이라는 주장부터 직원·사무실 규모, 액트지오의 기술 역량 등 전문성 논란 등이다.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액트지오가 2016년 설립 이래 가이아나, 볼리비아, 브라질,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 다수의 주요 프로젝트 평가를 수행한 세계적 심해기술평가 전문기업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1인 기업이란 의혹에 대해서도 다양한 경력의 전문가들이 아브레우 고문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아브레우 박사는 엑슨모빌에서 지질(층서)그룹장을 역임하며 심해광구 평가를 주도한 30년 경력의 전문가이자 미국 퇴적학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아브레우 박사는 엑슨모빌 재직 시 가이아나 유전 탐사작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석유공사는 액트지오 직원들도 엑손모빌, 셸, BP 등 메이저 석유개발기업 출신으로 심해탐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선 액트지오가 제시한 '탐사시추 성공률 20%'의 근거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지난해 8월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의 반기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심해 탐사 사업이 더 이상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해 철수했다고 보도하는 등 탐사시추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동해 심해 가스전은 이번에 처음으로 유망성 평가와 유망구조 도출이 완료됐다"며 "석유공사와 우드사이드는 2007년부터 15년간 물리탐사를 함께 진행했지만 시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단계인 유망구조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1월 우드사이드 철수 후 축적된 자료를 같은 해 2월부터 12월까지 액트지오가 분석해 유망구조를 도출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 "탐사 시추 가치 충분…액트지오, 과소평가할 이유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첫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관련 발언을 했다. 사진은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념도의 모습. 2024.06.03.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첫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관련 발언을 했다. 사진은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념도의 모습. 2024.06.03. /사진=뉴시스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탐사 시추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설령 여러 차례 실패하더라도 한번 성공하면 20~30년간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된다. 한번의 성공이 나머지 실패를 보상하고 남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탐사 시추 경험이 많은 해외 국가들은 실패 확률이 더 높은 것을 감안, 탐사 시추가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석유 개발은 기본적으로 실패 리스크가 더 크고 성공률이 30%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어떤 경우엔 성공률 5% 미만이어도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가 두려워서 시도를 안 하면 진전이 하나도 없다"며 "자원 개발에서 불확실성은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도 "우리나라 같은 자원 부족 국가는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확인만 되더라도 시추·탐사까진 진행하는 것이 낫다"며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봤을 때도 이 정도 규모의 시추·탐사 비용은 쓸 만 하다"고 말했다.

액트지오의 전문성 논란도 불필요하단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 교수는 "심해 물리탐사 분석은 아주 특수한 작은 분야이기 때문에 큰 업체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분석하더라도 잘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아브레우 박사의 경력과 능력 등을 감안하면 그의 견해를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유 교수도 "자료해석은 엄청나게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심해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소수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규모는 큰 상관이 없다"며 "액트지오는 포스코 미얀마 가스전 유망성 평가도 수행했고 아브레우 박사가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메이저 업체인 엑슨모빌 출신인 것을 감안하면 신뢰성엔 문제가 없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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