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관세는 시작일 뿐? "바이든, 중국산 수입장벽 확대 검토"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4.05.0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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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무역 장벽을 더 높일 전망이다. 중국의 과잉생산·저가상품 공세에 노출된 자국 제조업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선거 행사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AFPBBNews=뉴스1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선거 행사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AFPBBNews=뉴스1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전기자동차, 태양광, 리튬배터리 등 제품에 대한 새로운 무역장벽을 검토하고 있다. NYT는 "대통령의 참모진은 유럽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국의 과잉 생산을 통한 저가 상품 급증 징후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정부가 국영은행 대출 등 막강한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자국 기업에 가격경쟁력을 주고 저가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이같은 과잉 생산 등 중국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조사에 돌입한 상태다. 유럽에서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늘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독일 등 기존 자동차 강국에 위협이 된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 역시 값싼 중국 제품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정부 보조금 및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육성하려는 자국 산업에 위협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중국 제품의 생산·가격 정보를 긴밀히 주시하면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제품의 수입을 막거나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전반에 대한 정례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에서 관세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미국 철강노조를 만나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3배 인상 추진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차량) 기술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현직 당국자들은 중국의 수출 전략을 무력화하려면 유럽 등 동맹국과의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미국은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선 일본, 네덜란드와 일부 보조를 맞추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낸 브라이언 디스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 인도 등 최근 중국의 무역 관행에 저항하기 시작한 개발도상국도 대응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NYT는 공식 무역 통계상으로는 중국산 철강 수입이 줄어들고 있고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아직 미국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조짐은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주 브리핑에서 "실제 의도는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을 억압하고 중국의 정당한 발전권을 박탈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도 "미 조선 산업은 정부의 과잉보호 때문에 수년간 경쟁에서 우위를 빼앗긴 것"이라며 "미국은 자국 산업에 수천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면서도 중국을 겨냥해 비시장 관행을 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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