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지적장애인데 엄마·누나는 중증" 청주 일가족 사망 진실은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24.05.08 17:57
글자크기
지난 7일 오후 5시13분께 충북 청주시 청원구 한 주택에서 60대 모친과 40대 남매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뉴시스지난 7일 오후 5시13분께 충북 청주시 청원구 한 주택에서 60대 모친과 40대 남매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뉴시스


충북 청주 한 가정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은 장애를 앓으며 힘겹게 일상생활을 유지해 오다 스스로 세상을 등진 것으로 파악됐다.

8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3분께 청주시 청원구의 한 주택에서 A씨와 60대 어머니, 40대 친누나가 한 방에 나란히 누워 숨진 채 발견됐다.



A씨(42)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를 2009년 고엽제 후유증으로 떠나보내고 세 식구의 가장이 됐다. 자신도 중증 지적장애를 앓는 데다 거동까지 불편했으나, 비교적 중증도가 심한 어머니와 누나의 수발을 들어왔다.

이들은 별다른 직업은 없었으나, 지자체로부터 매월 생계급여와 장애연금 등 220여만원을 받으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누나가 우울증마저 앓게 되면서 3년 전부터 청주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하게 됐고, 그 사이 어머니의 건강도 날이 갈수록 악화했다. 최근에는 청주병원에서 퇴거 절차를 밟으면서 갈 곳을 잃은 누나가 집으로 돌아왔다.

이웃들은 A씨가 몇 년 새 건강 상태가 악화해 가족을 동시에 떠안게 된 것을 큰 부담으로 느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도 이런 막막함을 호소하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집 안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에 미뤄 이들 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