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Inc가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1% 감소했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8조6269억원(64억9400만달러)으로 전년동기 대비 20% 신장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150만명, 고객당 매출은 41만8460원(315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16%, 3% 증가했다. 매출 총이익은 2조5625억원(19억29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36% 늘어났다.
투자 업계에선 파페치 손실과 별개로 패션과 가전 분야에서 저렴한 중국산 상품을 쏟아낸 중국 업체와의 경쟁으로 쿠팡의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3월 알리와 테무의 월간 사용자는 1700만명으로, 쿠팡의 절반 수준까지 치솟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직구는 938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9% 증가했다.
올 1분기 쿠팡 실적은 미국 월가의 전망을 빗나갔다. 앞서 JP모건은 쿠팡의 1분기 영업이익 2060억원, 당기순이익 1380억원을 예상했다. 또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매출 컨센서스는 69억3000만달러, 주당순이익 0.05~0.07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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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쿠팡 1분기 실적을 '어닝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뉴욕증시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실적에 쿠팡 주가는 시간 외에서 6~7% 하락하며 21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뉴욕=AP/뉴시스]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뉴욕=AP/뉴시스)
김 의장은 이날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산 제조사 상품의 구매와 판매 규모를 지난해 17조원(130억달러)에서 올해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리고,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에 지난해 4조원(30억달러)보다 늘어난 약 5조5000억원(40억달러)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국내 유통 시장에서 쿠팡과 C커머스의 경쟁이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알리와 테무가 중국산 초저가 제품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 신속한 배송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고 와우 멤버십처럼 쇼핑과 엔터메인먼트를 결합한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아직은 쿠팡이 경쟁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또 최근 중국산 유해물질 이슈 등으로 중국 커머스 소비 민심이 주춤한 상황에서 쿠팡이 품질과 가격이 검증된 국산품 직매입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향성을 밝힌 것도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고려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내 유통 시장 전망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한국 매출이 3조원에 육박하는 알리와 테무는 지금 성장세라면 올해 8조원까지 갈 수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은 차이나 커머스에 강경하지만, 한국은 상황이 달라 이들이 공격적으로 나오면 쿠팡 등 토종 커머스에 큰 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