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강제매각법은 위헌"…틱톡, 예상대로 미국 상대 소송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4.05.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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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 서명으로 발효된 일명 '틱톡 강제매각법'이 위헌이라는 취지다.

쇼우 지 츄 틱톡 CEO가 1월3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착취 위기' 청문회에 출석을 하고 있다. 2024.2.1 /AFPBBNews=뉴스1쇼우 지 츄 틱톡 CEO가 1월31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빅테크와 온라인 아동 성착취 위기' 청문회에 출석을 하고 있다. 2024.2.1 /AFPBBNews=뉴스1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틱톡은 워싱턴DC 항소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해당 법에 대해 "모호한 국가안보 우려에 근거해 위헌적인 권력을 주장하며 헌법이 보장한 1억7000만명 미국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틱톡 금지는 명백한 위헌"이라며 "강제 매각은 상업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법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고도 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는 언론·출판 등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미 의회는 중국계 기업 틱톡이 국가 안보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틱톡 강제 매각법을 통과시켰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틱톡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대통령이 90일 연장 가능)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추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바이든 대통령의 법안 서명 직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며 소송을 예고했다.

미 정치권에선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틱톡의 민감한 사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에 흘러들어갈 경우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틱톡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왔다.



미국 상원은 23일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 강제매각 등이 담긴 대외안보 패키지법안을 통과시켰다. 강제매각안은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1년내 미국시장을 떠나도록 하고 있다. 안보패키지법안은 앞서 하원을 통과했기에 이제 틱톡 운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손에 달려있게 됐다. 2024.04.24   /AFPBBNews=뉴스1   미국 상원은 23일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 강제매각 등이 담긴 대외안보 패키지법안을 통과시켰다. 강제매각안은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1년내 미국시장을 떠나도록 하고 있다. 안보패키지법안은 앞서 하원을 통과했기에 이제 틱톡 운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손에 달려있게 됐다. 2024.04.24 /AFPBBNews=뉴스1
틱톡과 미국 정부가 본격적인 법적 분쟁에 들어감에 따라 법안의 실제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WSJ는 "미국 정부가 '틱톡이 안보를 위협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법원에 기밀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앨런 로젠슈타인 미네소타 대학교 헌법학 교수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소송 결과는) 정부가 제시하는 국가 안보 관련 주장이 충분히 강력한지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틱톡은 이미 주정부 차원의 금지 시도와 관련해 다수의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몬태나주에서는 주 내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한 주 정부의 결정을 예비적으로 중단한 가운데 몬태나주는 현재 이 명령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2020년에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행정명령을 통해 틱톡의 미국 사업체 매각을 시도했지만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IT업계는 틱톡의 강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몸값이 수백억 달러에 달하고, 중국 정부까지 나서 강력하게 반대 뜻을 보이고 있어서다.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인 에릭슈미트는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틱톡 인수 가능성을 잠시 검토했었지만 현재는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틱톡은 소셜미디어보다 TV와 더 유사하다"며 "미 정부는 이를 매각 시키는 것보다 (방송 산업처럼) 규제를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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