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빼면더큰힘이된다'...뉴욕 한글벽에 새긴 'Mr. 션샤인'

세계 최대의 한글벽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 마련된다.

뉴욕한국문화원은 한국의 설치미술가인 강익중 작가와 함께 신청사 벽면에 9월까지 세계 최대 한글벽을 공공미술 작품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글벽은 전세계에서 1000명의 지원자를 모아 그들이 올린 '한글 에세이'를 기반으로 각각의 패를 만들어 대형 설치작품을 구성하는 프로젝트다. 한글벽이 완성되면 전체 8m x 22m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뜻있는 지원자들은 이미 응모를 시작했다. 강익중 작가는 '행복은 한없는 단순함 속에 살고 있다'고 남겼다. 배우 한효주는 '좋은 인연은 계속 이어진다'는 본인의 경험을 제출했다. 이하늬 배우도 '모든이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지원해왔다. 이날 공식 응모일에 맞춰 배우 이병헌은 '힘을 빼면 더 큰 힘이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프로젝트에는 유명인 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이 참여할 수 있다. 세상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Things I love to about…)를 주제로 누구나 뉴욕한국문화원 웹페이지나 한글벽 사이트(hangeulwall)에 접속해 참여하면 된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간직한 하나의 문장이나 지혜를 입력하고 색칠해 독창적인 한글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한글 입력기와 작품 생성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은 LG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후원했다. LG는 CNS 소속 코딩 프로그래머들을 반년 이상 투입해 영한 번역과 자신만의 에세이가 고유한 예술 작품으로 승화되는 코딩을 만들어냈다. 응모자의 작품은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소장이 가능하고, 소셜미디어로 공유할 수도 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5월 한 달 간 응모작을 모아 총 천 개의 작품을 선정해 한글벽을 만들 계획이다. 오프라인 설치미술품은 선별작으로 꾸며지지만 온라인으로 모아진 응모작들은 차후에도 디지털 한글벽 등을 통해 계속 전시될 예정이다. 김천수 뉴욕한국문화원장은 "세계인들의 소중한 글이 담길 작품과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반영구적이고 생명력이 있는 문화원의 아이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글을 주요 모티브로 40년간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해온 강익중 작가는 "한글이라는 매개를 중심으로 전세계인들이 모여서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해 보았다"며 "한글벽은 사실 공간이나 거리를 나누는 월(Wall)의 개념이 아니라 작가와 참여자, 창작자와 관객이 구분되지 않고 서로 융화해 소통하는 21세기 집단지성 보고(Cornucopia)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