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란듯…손 맞잡은 중국·프랑스

머니투데이 우경희 특파원 2024.05.08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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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감탄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전차량 '훙치'가 이번엔 프랑스 남부 피레네산맥을 달렸다. 프랑스 방문 첫날과 둘째 날을 파리에서 보낸 시 주석은 마지막 날 일정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피레네산맥 투르말레 인근에서 소화하며 미국 보란 듯 돈독한 양국 관계를 과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 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도착해 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인 브리지트 여사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4.05.07  /AFPBBNews=뉴스1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 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도착해 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인 브리지트 여사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24.05.07 /AFPBBNews=뉴스1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7일 새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프랑스를 방문해 큰 환대를 받았으며, 양국은 (미국이 추구하는) 디커플링 행위에 대해 공동으로 반대하기로 하고, 장벽 구축에 대해서도 함께 반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프랑스 수교 60주년을 맞은 시점에 프랑스를 찾은 시 주석의 속내는 복잡해보인다.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들에 국한된 중국의 국제정치 네트워크를 유럽으로 확대해야 한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미국의 경제블록화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많지 않다.

왕이웨이 중국 런민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시 주석의 프랑스 방문은 중국 대유럽 외교의 정점"이라며 "EU(유럽연합)와의 교류는 중국의 정치적 다극성 확보, 경제적 세계화 촉진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EU 국가들 역시 중국과 실용적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EU의 주축인 독일은 자동차 대부분을 중국에 판다. 시 주석의 유럽 방문에 앞서 올라프 숄츠 총리를 파견, 중국과 관계를 다진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미국 일변도의 국제관계에서 중국이라는 보험이 차지하는 의미도 크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시 주석의 손을 꼭 맞잡고 "파리 올림픽 기간에서 세계에서 전쟁을 멈추기 위해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큰형 대하듯 했다.

분위기가 좋기만 했던 건 아니다.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난 3자 회동에서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가 제기되자 "비교우위적 관점에서 보든, 글로벌 시장 수요 관점에서 보든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 같은 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술적 우위가 있고 수요가 있으니 생산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되풀이한 거다.

세르비아 시민들이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문을 하루 앞둔 7일 베오그라드시내에 세워진 대형 중국 5성홍기 앞을 지나고 있다.  2024.05.07     /AFPBBNews=뉴스1세르비아 시민들이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문을 하루 앞둔 7일 베오그라드시내에 세워진 대형 중국 5성홍기 앞을 지나고 있다. 2024.05.07 /AFPBBNews=뉴스1
시 주석은 프랑스 일정에 이어 오는 10일까지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연이어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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