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서울 글씨체 바뀐다..교통·안전·디지털정보에 적용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기성훈 기자 2024.05.0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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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울서체 2.0' 발표

16년만에 서울 글씨체 바뀐다..교통·안전·디지털정보에 적용


서울시가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새 서체를 개발해 대중교통 전광판과 공용 키오스크 등에 적용한다. 이를 통해 공공영역 전반에 통일된 서울의 정체성을 담아내고 가독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시는 8일 "서울서체 2.0의 기본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재임 시절인 2008년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서울서체 1.0'을 개발해 발표했다. 당시 서울한강체와 서울남산체로 잘 알려진 서울서체는 동주민센터와 화장실 안내사인, 새주소 안내사인 등에 도입됐다. 현재도 버스정류장, 지하철 교통 약자석, 보도 안내표지판 등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교통의 경우 서울서체와 타 서체를 혼용하면서 시인성과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공공영역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환경에 맞는 서울서체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버스정류장은 서울남산체, 버스에는 고딕체, 지하철에는 지하철체 등이 섞여 시각적 피로도가 높은게 사실"이라며 "지하철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도 구형은 비트맵 폰트, 신형은 서울남산체가 혼용돼 있다"고 지적했다.

버스정류장에 서울남산체(왼쪽), 지하철에 지하철체(오른쪽) 등 여러 서체가 혼용된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버스정류장에 서울남산체(왼쪽), 지하철에 지하철체(오른쪽) 등 여러 서체가 혼용된 모습 /사진제공=서울시
이에 시는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서울서체 2.0 개발에 착수했다. 우선 보행 약자를 고려한 인지성, 가독성이 높은 교통정보 서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노선도와 운행시간표, 도착 알림 등에 사용하며 버스와 지하철, 한강 수상교통 '리버버스' 등에도 같은 서체를 적용해 통일감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비상구와 비상 대피로, 소화전 위치안내 등과 같이 위급상황 시 빠른 정보 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안전정보에 쓰는 서체를 만든다. 여기에 LED와 LCD(액정표시장치) 등 도심 내 디지털 미디어 사인에 적용할 디지털정보 서체도 개발한다.

시 관계자는 "이번 서울서체 2.0은 편의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즐거운 활력 도시 서울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서울서체 2.0도 큰 틀에서 2~3종 정도의 디자인으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굿즈 개발을 포함해 민간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디자인 자산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전용 서체를 개발해 공공영역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국은 언더그라운드 서체인 '존스턴(Johnston)'을 지하철 시스템 전반에 사용하고 있고, 독일은 표준서체 '딘(Din)'을 도로 표지판 등에 적용하고 있다. 스위스를 상징하는 서체인 '헬베티카(Helvetica)'는 20세기에 가장 많이 사용한 폰트 중 하나로 꼽힌다.


시 관계자는 "서체는 도시의 이미지와 가치를 가늠하게 하는 주요 상징물"이라며 "문화적 수준을 보여주는 시각적 언어인 동시에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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