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콩국수 한그릇이 1만6000원…"집밥 먹을래" 냉장고 탈탈

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2024.05.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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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 앞에 메뉴 안내문이 놓여 있다./사진=뉴스1 6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 앞에 메뉴 안내문이 놓여 있다./사진=뉴스1


냉면, 떡볶이, 햄버거 등 외식물가가 35개월째 오름세를 보이면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3.0%이다.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 평균(2.9%)를 웃돈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평균을 넘어선 것은 2021년 6월 이후 35개월째다.



떡볶이가 5.9%로 가장 오름폭이 컸다. 김밥(5.3%), 비빔밤(5.3%), 햄버거(5.0%)이 뒤를 이었다. 도시락(4.7%), 칼국수(4.2%), 냉면(4.2%) 등은 4%의 오름폭을 보였다.

최근 대표적 외식 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이어가면서 이같은 흐름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내 대표적 냉면 전문점 중 하나인 을지면옥은 평양냉면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000원 올렸다. 수육도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을밀대도 평양냉면 가격을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렸다. 콩국수도 1만6000원에 판매하는 곳이 등장했다.



프랜차이즈 전문점도 가격 인상을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최근 9개 메뉴 가격을 1900원씩 올렸다. 맥도날드도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고 피자헛도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다.

외식 물가가 지속해서 오르자 최근 집에서 직접 밥을 해 먹는 '집밥족'이 늘고 있다.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외식보다는 부담이 덜한 반조리식품을 구입하거나 직접 재료를 구입하는 등 조금이라도 더 경제적인 소비를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의 경우 4월 간편식 매출이 지난해 대비 약 10%가량 늘었다. 즉석 조리 식품에서는 초밥 상품군의 매출이 15%가량 늘었다.


'옛날 두마리 치킨'과 '뉴 한통가아아득치킨' 등 치킨 상품군도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연이은 인상으로 인해 인기를 끌며 지난해보다 5% 가량 매출이 늘었다.

냉동밀키트와 냉장밀키트 상품군 매출도 전년대비 각 20%, 5% 가량 신장했다. 밀키트 상품군에서도 가성비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상품들의 용량을 대폭 늘리거나 가격을 20% 이상 낮춰 제작한 롯데마트와 슈퍼의 자체브랜드 '공구핫딜' 등의 인기가 높다.

이마트 역시 김밥, 샐러드, 샌드위치 등 간편식사류의 매출이 전년대비 11% 늘었다. 소고기 매출은 17%, 채소나 라면, 즉석밥 매출도 각각 전년대비 3% 늘었다.

SSG닷컴의 경우 지난달 식품군의 전반적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신선식품과 간편식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된장, 청국장, 쌈장 등의 매출이 전년대비 80%, 두부 매출이 15% 늘었다. 집에서 만들어 먹기 편한 카레, 짜장이나 파스타, 면, 소스관련 매출도 30%씩 증가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미숫가루, 선식류는 45%, 샌드위치, 샐러드 등 간편식은 30% 매출이 늘었고 신선식품 중 과일, 채소류 매출이 10%씩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재작년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외식수요가 크게 늘었으나 지난해부터 물가 인상이 지속되면서 '집밥'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라면서도 "총선 이후 다수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한 때문인지 최근 가정간편식이나 신선식품 등의 매출이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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