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서초구 피규어 판매장에 천장부터 바닥까지 신상 피규어가 빼곡히 진열돼있다/사진=오석진 기자
6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9층에 위치한 피규어 판매장. 이색 피규어를 구경하려 온 연인들부터 '한정판'을 찾는 손님들로 붐볐다. '어른이'(어른과 어린이 합성어)들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각국 유명 피규어들이 매장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빼곡했다.
'버츄얼 유튜버'(유튜브를 진행하는 캐릭터) 그룹 홀로라이브(hololive)의 '가우르 구라'는 16만원에 판매 중이었다. 작년초 첫 출시 때보다 가격이 2배로 뛰었다. 소녀 캐릭터에 상어 이미지를 더해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1년새에 가격이 2배가 올랐다는 버츄얼 유튜버 '홀로라이브'의 가우르 구라 캐릭터 피규어/사진=오석진 기자
윤씨는 "가격을 보자마자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주변에서 '더 오를 것 같으니 팔지 말아라'는 조언을 듣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20대 남성 신모씨는 "2019년쯤에 수집 목적으로 2003년 단종된 피규어 '마텔'을 구매했는데 2022년 곧 재생산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팔아 이득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종 상품은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만 아니라면 정말 부르는 게 값"이라고 했다.
실제 국내 키덜트 제품 시장은 짧은 시간에 급격히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2014년 5000억원에서 2020년 1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향후 최대 11조원까지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초구 피규어매장 모습/사진=오석진 기자
피규어 수집가 20대 남성 B씨는 "'하츠네미쿠 넨도로이드' 상품은 처음 나올 땐 마니아들이 사재기 해서 정가보다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기가 워낙 좋아 출시 후 1년 뒤 재발매를 해서 가격이 내려갔다"고 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피규어 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피규어가 재테크 수단으로도 주목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 거래 시장이 탄력을 받으면 언제든 팔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며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쉽게 손이 가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