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가계대출 4.3조 증가…IPO 뭉칫돈에 신용대출·예금 '출렁'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이병권 기자 2024.05.0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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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가계대출 추이/그래픽=조수아5대은행, 가계대출 추이/그래픽=조수아


지난달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이 4조3000억원 늘었다.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모기지 이용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줬다. 이와 함께 대규모 IPO(기업공개) 청약에 수십조원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신용대출과 예금 부문에서 대규모 '머니무브'가 감지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3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4346억원(0.6%) 증가했다. 지난 3월 가계대출이 11개월 만에 전월보다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증가했다.



가계대출의 증가는 주담대가 이끌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은 전월과 비교해 4조3433억원 늘어 가계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봄철 이사 수요와 신생아특례대출 공급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모기지의 자체 기금 재원이 소진되면서 은행 대출로 잡히기 시작했다. 보통 정책 모기지 기금이 연초에 소진되면 은행 재원으로 대출이 이뤄진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매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의 30대 매입비중은 26.1%로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신생아특례대출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2조8050억원으로 전월보다 4029억원 늘었다. 6개월 만의 반등이다. 다만 신용대출 증가는 IPO(기업공개) 청약 공모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증가로 해석된다.

지난달 29일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전월보다 1조9000억원 증가했으나 하루 만에 1조5000억원가량 줄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청약에 쓰였던 증거금이 지난달 30일 환불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HD현대마린솔루션 청약에는 약 25조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대규모 IPO 청약은 은행 수신(예금) 잔액에도 영향을 미쳤다.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976조8364억원으로 전월보다 18조4415억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의 잔액이 31조5511억원 감소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청약증거금 등에 쓰이기 위해 증권사로 이동한 자금이 아직 은행권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기업권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이 줄어든 것도 수신 잔액 감소에 영향을 줬다. 전통적으로 4월은 기업의 부가가치세 납부, 배당금 지급 등으로 MMDA 자금이 감소한다. MMDA는 잔액은 115조2225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2조6296억원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생아특례대출의 은행재원 사용과 주택 구입 수요 증가로 주담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용대출은 IPO 청약에 증거금을 넣기 위한 일시적인 대출 수요가 증감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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