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지겠지?…무릎서 "사각사각" 연골의 '비명'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05.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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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당한 환자의 수술 전(왼쪽)과 후 MRI 사진. /사진=서울예스병원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당한 환자의 수술 전(왼쪽)과 후 MRI 사진. /사진=서울예스병원


#. 서울 강북구에 사는 김모 씨(49세)는 얼마 전 봄을 만끽하려 산을 오르던 중, 가볍게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괜찮겠지' 하는 심정으로 집에서 찜질하며 쉬었지만,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문진 후 영상 검사를 받은 김 씨의 진단명은 '반월상 연골 파열'.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이 불편하고, 통증이 심해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던 김 씨는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져 있고 손상 부위가 커서 결국 수술받았다.

다소 생소한 이름의 반월상(반달 모양) 연골판은 허벅지 뼈와 정강이뼈 사이를 잇는 무릎 조직으로, 충격을 흡수할 뿐 아니라 연골의 접촉면을 넓혀 관절을 잘 움직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스포츠 외상, 사고처럼 큰 충격을 받으면 손상당할 수 있다. 찢어진 연골판 조각이 관절 사이 껴 관절의 움직임을 방해하고 통증과 함께 무릎이 굽혀지지도 펴지지도 않는 잠김 현상이 나타나 환자들이 불편함을 크게 느끼기도 한다.



초기에는 무릎의 힘이 빠지는 느낌과 함께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날 때나 몸의 방향을 갑자기 돌릴 때 가볍게 아프다. 하지만 김 씨처럼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심한 통증과 함께 걷기조차 힘들어지며, 무릎 안쪽에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무릎이 제대로 펴지지 않는 단계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

서울예스병원 관절센터 정현수(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은 "연골판은 한 번 손상당하면 재생되지 않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며 "손상 정도에 따라 관절내시경을 통한 봉합술이나 절제술, 연골판 이식술 등을 시행하는데 광범위하게 찢어졌거나 남아있는 연골판의 기능적인 문제가 발생할 정도라면 연골판 이식술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증상의 무릎 질환으로 관절연골 손상, 관절연골 결손의 가능성도 있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과 같이 무릎이 잘 펴지거나 굽혀지지 않는 잠김 현상과 더불어 무릎 안쪽에서 '사각사각' 소리까지 난다면 관절연골의 문제를 의심할 수 있다. 심할 경우 떨어져 나간 연골 조각이 정상적인 연골까지 손상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손상 부위가 1㎝ 이하인 경우에는 미세골절술이 효과적이다. 연골 아래 뼈의 일부분에 구멍을 내어 출혈을 유발한 후, 그 반응을 이용하여 연골이 함께 다시 생기는 원리를 이용하는 시술법이다. 하지만 연골 결손 부위가 넓다면 더 많은 연골세포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상 연골조직을 소량 떼어내 체외에서 배양한 뒤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연골 세포배양 이식술'을 진행한다. 이식 후 6~12주 후면 정상적으로 걸을 정도로 회복력이 빠르다.

줄기세포 연골재생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BMAC, 또는 자가골수줄기세포주사치료로 알려진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 내 주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받는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 내 주사는 환자의 골반에서 골수를 채취하여 무릎 연골주사처럼 시행해 주사 후 일상생활이 바로 가능하다.


서울예스병원의 정현수 원장은 "반월상연골판 파열과 관절연골 손상의 경우, 그대로 방치하면 손상 범위가 넓어져 수술이 불가피하거나 무릎 퇴행성 관절염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무릎이 불편하다면 바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연골판 파열은 엑스레이 검사만으로 진단할 수 없으므로 자기공명영상(MRI)과 숙련된 전문의의 촉진 등 보다 정확한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정현수 원장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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