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폭 다시 확대된 SK온..."바닥 다지고 하반기엔 반등한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2024.04.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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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배터리 산업의 모든것 'InterBattery 2024'가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가운데 참관객들이 각 기업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배터리 산업의 모든것 'InterBattery 2024'가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가운데 참관객들이 각 기업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SK온의 적자 폭이 다시 확대됐다. 지난해 매 분기 적자 폭을 줄여왔지만,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정체)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2분기부터는 고객사의 수요가 늘고, 수익성을 개선해 실적 반등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자회사 SK온의 1분기 영업손실이 33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186억원이던 영업손실이 대폭 확대됐다.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조395억원 축소된 1조6836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법인들의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라 가동률이 저하되며 실적 악화를 면치 못했다.



전방 수요가 위축된 탓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은 385억원으로 축소됐다. 재고 소진 효과로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가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SK온은 지난해 4분기 2401억원의 AMPC 혜택을 받은 바 있다.

SK온은 가동률 조정에 나섰다. SK온은 헝가리 이반차 공장(30GWh)의 가동을 1분기에서 2분기로 미뤘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비우호적인 업황에 대응하고자 유럽 및 중국의 설비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SK온은 지금이 바닥이라고 본다. 당장 2분기부터 북미 지역 등에서 배터리 생산 물량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객사의 신차 출시 계획도 호재다. 올해 하반기에는 SK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아이오닉5, 포드, 아우디 등 신차 출시가 예정됐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고객사 물량 공급에 따른 AMPC 증가 등이 예상돼 하반기 BEP(손익분기점) 달성 목표는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SK온 헝가리 이반차 공장의 모습 /사진=최경민 기자SK온 헝가리 이반차 공장의 모습 /사진=최경민 기자
수익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모든 공장의 수율을 90% 초중반까지 끌어올렸다. SK온은 최근 대규모 수주를 통해 2023년 말 기준 400조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SK온 측은 "당사 전 공장은 수율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향후에도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액 18조8551억원, 영업이익 62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6.6% 늘었다. 정제마진 강세와 재고 관련 이익으로 석유, 화학 사업에서 실적이 개선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상장설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김 재무본부장은 "단순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됐거나 본격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내용이 기사화됐다"며 "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전제하에 선택과 집중,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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