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문 보안칩' 팹리스 ICTK, 코스닥 상장 문턱

머니투데이 성시호 기자 2024.04.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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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7~8일 일반투자자 청약 돌입

이정원 ICTK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ICTK이정원 ICTK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ICTK


국내 보안칩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기업) ICTK가 코스닥 상장 문턱에 섰다.

이정원 ICTK 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퍼프(PUF) 기술은 장기적 확장성과 글로벌 수요를 갖췄다. 이 기술을 가진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경쟁사 제품 대비 탁월한 항상성을 가지면서 다양한 IP(지적재산)를 보유한 만큼, 전 세계 통신기기의 안전을 이끄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7년 설립된 ICTK는 물리적 복제방지 기능 '퍼프(PUF·Physically Unclonable Function)' 기술 기반 보안칩을 상용화한 기업이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VIA 홀'을 이용, 칩마다 고유한 난수 값을 만들어 아이디로 활용하는 '비아 퍼프(VIA PUF)' 기술 관련 국제특허를 갖췄다.



ICTK는 비아 퍼프 기술을 인간의 홍채·지문 형성 과정에 비유했다. 양산품인 칩 하나하나에 마치 홍채·지문처럼 고유의 성격을 부여할 수 있고, 완성된 칩은 복제가 어려워 신원보장장치인 '신뢰점(Root of Trust)'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지속적인 재인증을 요구하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패러다임과 부합하고, 기존 암호의 안전성이 위협받는 양자컴퓨팅 시대에도 대안이라는 게 ICTK의 설명이다.

ICTK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네덜란드의 인트린직아이디(Intrinsic ID)와 대만의 이메모리테크놀로지(eMemory Technology) 등 극소수인 것으로 업계에선 알려져 있다. ICTK는 "비아 퍼프 기술은 고유값이 환경이나 조건에 따라 변하지 않는 '항상성'을 유지한다"며 "추가 회로설계를 통한 사후 정정으로 항상성을 유지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비아 퍼프 기술은 이를 사전에 해결했기 때문에 설계면적 감소에 따른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고객은 ICTK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LG유플러스 (10,000원 ▼80 -0.79%)다. ICTK는 퍼프 기술이 적용된 SIM(가입자식별모듈)·VPN(가상사설망) 인증 관련 제품을 공급 중이다. 또 한국전력·두산로보틱스와 해외 빅테크에도 제품을 공급했거나 관련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은 제품군 확대와 인력 확충, 해외 영업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기술특례상장의 그림자를 지적한다. ICTK의 지난해 매출은 61억8700만원, 영업손실 23억6500만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매출 90억~100억원이 되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이라며 "내년 말 흑자전환이 목표"라고 말했다. 2026년 매출 목표는 310억원 규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최다 특허를 보유하면서 기술 진입장벽을 구축했고, 세계 최초 양산화에 성공하면서 다양한 레퍼런스를 가졌다"며 "2022~2026년 연평균 86.4%의 매출 성장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이 전체 주식수의 32.1%로,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한편 ICTK는 총 197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희망가는 1만3000~1만6000원, 공모예정금액은 256억~315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707억~2101억원이다. 지난 24일 시작된 기관 수요예측을 오는 30일 마친 뒤 다음달 7~8일 일반투자자 청약에 돌입, 같은 달 중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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