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몇년 뒤처져"…제재 무용설 일축한 러몬도, 고삐 더 죈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4.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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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지휘하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중국 화웨이의 첨단 반도체 기술이 미국보다 몇 년 뒤처졌다며, 이를 두고 반도체 수출통제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수출통제 우회를 막기 위해 더욱 강력히 대응하겠단 방침도 강조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AFPBBNews=뉴스1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AFPBBNews=뉴스1


러몬도 장관은 21일(현지시간) 공개된 CBS 뉴스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뚫고 반도체 자립의 돌파구를 마련했단 주장을 낮게 평가했다. 이날 진행자가 "화웨이는 장관의 방중에 맞춰 반도체를 공개했다. '자 우리도 있다'는 식이었다"고 말하자 러몬도 장관은 "내 관심을 돌린 건 맞다. 그러나 그게 보여준 건 우리의 수출통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반도체는 (우리와) 비교할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의 기술은 미국 내 우리 기술보다 수년 뒤처져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반도체 기술을 갖고 있다. 중국은 아니다. 우리는 중국을 능가하는 혁신을 이뤄왔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2019년부터 미국의 제재를 받아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지난해 8월 러몬도 장관의 방중에 맞춰 7나노급(㎚·1㎚=10억분의 1m) 반도체가 탑재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해 세간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미국의 수출통제 효력에도 의구심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를 강조하면서 이런 시각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행자가 이어 "'우리'라는 건 '대만'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하자 러몬도 장관은 "그렇다(fair)"고 답했다. 진행자가 "중국은 거듭 대만을 침략할 수 있다고 위협한다. 일각선 그게 다 그 반도체를 손에 넣기 위해서라고 본다"고 하자 러몬도 장관은 "그건 문제다. 위험 요소"라고 인정했다.



CBS에 따르면 미국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를 설계하지만 그 가운데 90%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있는 대만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는 조 바이든 정부가 이른바 반도체법을 통해 인텔, TSMC, 삼성전자 등 글로벌 업체들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미국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미국에서 생산해 '글로벌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거듭난단 계획이다.

러몬도 장관은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고삐를 죄겠단 입장도 거듭 밝혔다. 그는 "중국은 매일같이 우리의 규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는다"며 "그러면 우리는 매일같이 더 집요하고 공격적이 된다. 우리는 흔들림없이 간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일본과 네덜란드를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통제에 동참시킨 데 이어 최근엔 중국에 이미 판매된 장비에 대한 사후 관리도 제한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한국과 독일에도 수출통제에 참여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협력 관계에 있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러몬도 장관은 최근의 국가안보는 기술이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4년 현재 국가안보에 관해 생각한다면 그건 단지 탱크나 미사일이 아니라 기술이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드론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미국의 대러 반도체 수출제재가 "러시아군의 전쟁 수행 능력에 제한을 가했다"며 "러시아가 냉장고나 식기세척기에서 반도체를 꺼내 쓰고 있단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통신·정보 보안 장비 등의 대러 수출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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