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반도체 장비 서비스도 끊어라"...네덜란드 압박나선 미국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4.0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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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조 바이든 미국 정부 고위 관료들이 다음 주 네덜란드를 방문해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이 중국에 판매한 장비에 대해 수리나 부품 공급 등의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동맹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외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부무 산업안보차관이 포함된 미국 대표단이 오는 8일 네덜란드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서비스 금지까지 확대하는 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대표단은 네덜란드에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금지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미 판매된 핵심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중단하도록 요청한단 방침이다.



이와 관련 네덜란드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음을 확인하면서도, 네덜란드가 동맹국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각 국가는 기술 및 지정학적 상황에 근거해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 화웨이가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를 탑재한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허를 찌르자 수출통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수출통제에 동참하는 동맹국 범위를 확대하고 제재 수위도 미국에 준하는 수준으로 높일 것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반도체는 중국이 기존에 사들였던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과 네덜란드 ASML의 장비를 활용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네덜란드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네덜란드는 안보 동맹인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지만 중국을 등한시할 수도 없다. 중국은 대만에 이어 ASML의 2대 시장인데다 미국 요구에 부응할 경우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설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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