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활용한 약침 등 한방 치료, 효과·만족도 모두 높여"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4.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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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현황 발표

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사진=자생한방병원한의사가 초음파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사진=자생한방병원


한의사들은 치료 효과와 환자 편의 증진을 위해 초음파 기기 사용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2022년 12월 대법원은 '한의사가 진단 보조수단으로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게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을 사실상 합헌이라고 결론 내렸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등은 제대로 된 교육과 경험 없이 진단기기 사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을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의사와 한의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 한의사들이 임상 현장에서의 초음파 기기를 실제 어떻게 사용하고,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분석한 연구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주연 한의사 연구팀은 설문을 통해 한의사의 초음파 유도 사용 현황, 안전성, 효과 등을 분석해 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Medicine)에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대한한의사협회에 등록된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2023년 7월부터 한 달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 중 초음파 진단기기를 실제 진료에 활용하는 335명을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초음파 진단기기 도입 목적으로는 '정확한 시술 및 효과 증대(183명, 54.6%)'가 1순위였고, '환자 상태 및 시술 부위의 평가'가 69명(20.6%)으로 뒤를 이었다. 의료 현장에서도 실제 대다수의 한의사가 정확하게 환자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초음파 유도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특히 고위험 부위를 시술하거나(23%) 일반적인 한의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16.1%) 초음파 진단기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사 초음파 유도 다빈도 활용 부위./사진=자생한방병원한의사 초음파 유도 다빈도 활용 부위./사진=자생한방병원
초음파 유도 다빈도 활용 부위는 '어깨 관절(견관절)'이 168명(50.1%)으로 가장 많았고, '무릎 관절(무릎관절, 84명, 25.1%)'이 뒤를 이었다. 임상적 효과가 두드러지는 질환도 견관절 질환이 대부분으로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신경포착증후군'이 38건, '어깨점액낭염' 27건, '오십견' 24건 등 총 261건 중 157건이 견관절 질환이었다. 연구팀은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한 관절 부위일수록 초음파 유도를 활용한 치료가 더욱 높은 정확도와 효과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엔 고위험 부위인 척추도 포함된다.

한의사들은 치료 과정에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약침 치료(267명, 79.7%)'에 초음파 유도를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침은 특정 경혈과 아시혈 등 주요 혈 자리에 실시되는 만큼 정교한 시술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에 초음파 유도로 치료의 안전성을 더욱 향상할 수 있다고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제 치료 안전성 측면에서 응답자의 95% 이상이 초음파 유도를 활용한 한의 치료 후 영구적인 이상 반응이 없었다고 답했으며, 94%가 치료 안전성이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 응답자의 94%는 "초음파 유도를 통해 한의 치료의 효과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환자 만족도가 향상됐다는 응답도 96.1%였다. 이번 논문의 제1 저자인 김주연 한의사는 "대부분의 한의사가 초음파 진단기기 도입을 통해 치료의 안전성과 효과 및 환자의 만족도가 향상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활용에 대한 임상 연구와 진료 지침 개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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