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못 살아" 유전자 타고나도…'이렇게' 하면 수명 늘어난다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05.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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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의과대학 연구팀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장수에 불리한 조건을 타고난 사람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40대 이후 기대수명을 5.5년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연구팀은 "유전적으로 장수에 불리한 조건을 타고난 사람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40대 이후 기대수명을 5.5년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짧은 수명'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도 생활 습관을 바로 잡으면 유전자의 영향을 약 60%까지 상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저장의과대학 연구팀은 세계 최대 유전자 정보를 보유한 영국 바이오뱅크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29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BMJ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에 이와 같은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흡연, 음주, 불건강한 식습관이 수명을 단축할 수 있다는 건 잘 알려졌지만, 반대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타고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가에 대해선 제대로 연구된 적이 없다"며 이번 연구를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사람의 기대수명은 타고난 유전적 요인과 생활 습관 등 비유전적 요인의 결합으로 결정된다. 세상에 태어난 후 외적 요인을 제외하고 오로지 생리적·유전적 요인에 의해 자연사하기까지의 기간을 생리적 수명 혹은 생물학적 수명이라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전자가 사람의 수명을 결정하는 데 미치는 영향력은 16% 정도다. 대표적인 '장수 유전자'는 아포지방단백질(Apolipoprotin E·APEOE)로, 전체 유전체(genome) 중에서도 수명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폐암 발현율과 관련된 유전자 'CHRNA 3/5',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 'LPA' 등이 대표적인 수명 관련 유전자로 꼽힌다.

연구팀은 2006~2010년 사이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수집을 시작해 2021년까지 11~15년에 걸쳐 변화를 추적한 성인 35만 3742명의 유전 정보를 활용했다. 이들의 유전자와 더불어 흡연, 음주, 식단의 질, 수면의 양, 신체활동 수준 등 생활 방식을 분석했다.

적당한 술을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흡연하지 않고 적정한 수면 시간을 취하는 패턴을 '생존에 유리한 생활 방식'으로 정의했다. 반대의 경우는 '생존에 불리한 생활 방식'으로 분류됐다. 약 13년에 걸친 추적 기간 연구 대상 35만 3742명 중 약 2만 4000명이 사망했다.


분석 결과 수명이 짧은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들은 생활 방식과 관계없이 유전적으로 장수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보다 일찍 사망할 확률이 21% 높았다.

사망 확률은 유전적 요인보다도 생활 습관에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생존에 불리한 생활 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유전적 요인과 관계없이 '생존에 유리한 생활 방식'을 가진 이보다 사망 확률이 78% 높았다.

만약 생존에 불리한 유전자를 타고난데다 불건강한 생활 습관까지 겹칠 경우, 장수 유전자를 보유하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사람보다 사망 확률이 2배 높았다.

그런데도 이들이 생활 습관을 건강하게 바꾼다면 유전적으로 타고난 사망 가능성을 62%까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수명이 짧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들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40대 이후 기대수명을 5.5년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생활 습관이 주로 중년으로 접어들기 전에 결정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가급적 빠르게 건강한 생활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며 "금연, 규칙적인 신체 활동, 적절한 수면 시간, 건강한 식단이 수명연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습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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