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장기기증원은 지난 1월 24일 공모한 2024년 임원(원장) 채용 공고에 대한 서류·면접 심사를 완료하고 현재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채용 공고에는 총 5명이 지원했는데 이 중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정년퇴임한 A 외과 교수를 포함해 3명이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다.
B씨측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장기기증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부터 생명나눔 운동에 힘써온 몇 안 되는 인물"이라며 "전문성, 업무 수행과 조직 관리 능력 어디 하나 부족한 점이 없는데 서류 심사부터 탈락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을 방문,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뉴스1
현재 장기조직기증원 이사회 총 10명 중 4명은 대한이식학회 임원 또는 위원회에 소속된 인물이다. 2017년 장기기증원이 출범한 이후 1, 2대 원장은 모두 대한이식학회 회장 출신의 정년퇴임한 의대 교수였다. 1대 조원현 원장(계명대 동산병원)은 2015년, 2대 문인성 원장(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은 2017년 학회장을 역임했다.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A교수 역시 최근 이 학회 회장직을 수행했다. 이들 세 교수는 대한혈관외과학회 회장·이사장 등 간부를 맡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B씨측 관계자는 "장기기증·구득의 활성화와 장기이식은 그 목적과 업무가 엄연히 다르다. 이식 수술을 잘하는 의사라고 기증 문화를 활성화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현직 원장은 물론 차기 원장 후보까지 특정 학회 출신의 의대 교수란 점은 자체 내정을 통한 배턴 터치식 '의료 카르텔'을 의심케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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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장기기증원은 "원장 공모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한 심사를 거쳐 진행됐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장기기증원은 "올해 원장추천위원회에 학회 관련 인사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비상임이사는 복지부 공무원과 공공기관장, 학회와 무관한 의사이며 외부 위원은 일반 대학 교수와 공공기관 직원으로 학회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사회에 이식학회 인사가 다수 포함된 데 대해서는 "장기 기증과 관련한 인력풀이 한정적이다 보니 생긴 일"이라며 "의대 교수는 수술뿐 아니라 장기 기증 과정에도 폭넓게 관여한다. 역대 원장과 올해 최종 후보자로 꼽힌 이들은 수십년간 이식 분야에서 일하며 전문성과 조직 운영 등의 경험을 쌓았다"고 했다. 다만, 장기기증원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서류 심사 결과 공개를 거부하면서 "지원자 본인이 요청해도 항목별 평가 점수는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