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총자산 및 당기순이익/그래픽=김다나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말 페퍼저축은행의 자산은 4조7189억원으로 2022년말 6조2554억원에서 24.6% 감소했다. 자산이 줄어들면서 페퍼저축은행의 업계 자산 순위는 5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 새롭게 5위로 올라선 곳은 애큐온저축은행으로, 지난해말 자산은 5조3418억원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가계신용대출 신규 취급을 전면 중단한 뒤 현재까지 이어가지 않고 있다. 주요 차주인 개인사업자 신규 대출도 멈췄다. 페퍼저축은행의 대출채권 자산은 2022년말 5조2277억원에서 지난해말 3조3587억원으로 35.8% 줄었다. 전체 자산에서 대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83.6%에서 71.2%로 10%포인트(p) 넘게 내려갔다. 반면 같은 기간 애큐온저축은행의 대출채권 자산은 5조4478억원에서 4조3266억원으로 20.6%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각종 건전성 지표가 악화해 대출 이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이자수익과 당기순이익도 줄어들었다. 2022년말 5270억원이었던 이자수익은 지난해말 4963억원으로 5.8%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요 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SBI저축은행 7.2% △OK저축은행 12.9% △한국투자저축은행 24.5% △웰컴저축은행 -0.8% △애큐온저축은행 11.0% 등으로 늘거나 소폭 감소했다. 이자수익 감소는 순이익 축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의 순손실은 1072억원으로 2022년 514억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페퍼저축은행은 조만간 대출 영업을 재개하고 실적 개선에 기지개를 켤 계획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리스크 관리 및 대출 상품 리뉴얼을 위해 신규 대출을 멈췄다"며 "올해 안으로 대출을 정상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2247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에 지난해 손실은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기업인 페퍼그룹이 유상증자를 통해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어 올해 기준금리가 안정화되면 실적도 점차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