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고갈로 인해 성장을 멈춘 쥐의 배반포를 촬영했다. /사진=중국과학
중국 최고 권위 학술기관으로 꼽히는 자연과학연구소 중국과학원 연구팀은 임신한 암컷 쥐의 영양 상태와 배아의 발달 상태를 분석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발달(development)'에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연구팀은 임신한 쥐 2마리를 비교했다. 쥐 2마리 중 한 마리는 먹이를 잘 섭취해 배부른 상태를 유지했다. 다른 쥐는 먹이를 섭취하지 못해 배고픈 상태가 이어졌다. 배고픈 쥐의 배아 상태를 관찰하자, 배아는 어미의 자궁에 제대로 착상하지 못했다. 자궁벽에 착상하는 시기의 세포 덩어리로, 향후 배아와 태반을 형성하는 '배반포' 시기에 성장이 멈췄다. 하지만 생존 가능성은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이 배반포 세포 덩어리를 떼 배부른 암컷 쥐의 자궁으로 이식했다. 그러자 성장이 멈췄던 배아 세포가 다시 발달 과정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를 종합해 "포유류의 배아는 환경적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스스로 성장을 멈추고, 조건이 나아지면 다시 발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모체가 섭취하는) 음식이 부족하거나 영양 상태가 좋을 경우 임신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배아 보존 기술'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없이 자란 배아는 발달을 멈추고 특정 상태에 머물기 때문에, 실험용 배아로 더 오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 교수는 "배아를 냉동해 보존하는 방법이 널리 활용되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냉동 보존을 대체할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