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앞둔 'IPO대어' HD현대마린, 3.7조 기업가치 인정받을까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4.04.1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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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내용/그래픽=조수아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내용/그래픽=조수아


올 상반기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수요예측을 앞두고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가치 평가 기준인 비교종목 적정성이 지적되면서다. 실제 3년 전 투자 유치 당시 1조7000억원이었던 기업가치가 공모가 밴드 적용시 최대 3조7000억원 수준으로 2배 이상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성과 사업 안정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고 IPO 시장이 뜨거운만큼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5월 상장 예정인 HD현대마린솔루션은 16일부터 기관 투자자 예측이 진행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7만3300원~8만3400원으로 예상 시총규모가 3조2600억원~3조7100억원이 될 전망이다. 비교기업인 HD한국조선해양, 스웨덴 알파라발(ALFA LAVAL), 노르웨이 콩스버그 (KONGSBERG GRUPPEN ASA), 핀란드 바르질라(WARTSLA OYJ ABP)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31.5배)을 적용한 금액에 21.4~30.9% 할인을 반영했다.



문제는 이들 기업들의 사업구조가 HD현대마린솔루션과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AS 사업이 매출액의 100%를 차지하는데 비해 알파라발, 콩스버그, 바르질라는 에너지, 식품 및 수자원, 국방&항공, 디스커버리, 디지털, 에너지 등의 이종 사업을 함께 영위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선박의 유지보수, 애프터마켓 서비스가 중심인 종목은 글로벌 상장종목에서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HD현대마린솔루션 밸류를 부문별이 아닌 비교종목 전 사업부문과 비교해 공모가 적정선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대 주주인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보유지분의 오버행 이슈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KKR은 보유주식 1520만주 가운데 445만주를 구주 매출로 내놓는다. 나머지 지분에 대해서는 6개월 보호예수 후 매도할 수 있다.



이에 수요예측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2023년 실적 기준 단순 밸류에이션은 30배 수준으로 다소 높다"며 "IPO시장이 1분기 수요예측 기업이 모두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할 만큼 뜨거운 분위기였지만 통상적으로 조단위 시가총액 기업의 IPO 전후로 시장분위기가 반전된 사례가 많아 공모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업 성장성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타나는 만큼 흥행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가 부풀려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사업만 놓고 본다면 좋은 기업임은 분명하다"며 "최근 공모주 시장이 뜨거운 상황이고 올해 상장한 기업 수요예측은 '묻지마 청약'이 상당했던 만큼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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