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수혜주' 5만→4만원대로…총선 타격에도 '한방' 남았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4.04.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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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대해부](31)밸류업 우려에도…주주환원 흔들림 없는 '신한지주'

편집자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 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신한지주 주가 추이/그래픽=김현정신한지주 주가 추이/그래픽=김현정


총선 이후 여소야대 구도가 지속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동력이 약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밸류업 수혜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시장도 이같은 방향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증권가에선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 (46,650원 ▼200 -0.43%))의 흔들림 없는 주주환원 정책에 주목한다.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배상 이슈를 감안해도 주주환원 정책을 뒷받침할 실적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주가 뚝 떨어졌지만…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에 '투자 매력↑'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신한지주는 전일보다 1250원(3%) 내린 4만1850원에 마무리했다. 총선 다음날인 지난 10일 1%대 하락률을 기록한 이후 이날 내림 폭을 키웠다.



신한지주는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다. 총선 결과에 따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진력을 잃을 거란 우려가 번지면서 가장 먼저 주가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지주는 밸류업에 힘입어 지난달 14일 종가 기준 5만1500원에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신한지주 주가가 5만원대로 복귀한 건 2018년 2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올 초 주가와 비교하면 30% 뛰었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신고가와 비교하면 18% 하락했다. 이런 주가 흐름에도 증권가에선 오히려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신한지주의 안정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신한지주는 올 초 1분기에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일회성 발표가 아니다. 신한지주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2022년 3000억원, 2023년 4859억원으로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자사주 소각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규모로 집행됐다. 이와 함께 분기 배당도 도입했다. 올해 분기 주당 배당금(DPS)은 540원으로 결정할 예정으로, 지난해 525원보다 2.9% 오르게 된다.

신한지주 주주환원 현황 및 2024년 계획/그래픽=김현정신한지주 주주환원 현황 및 2024년 계획/그래픽=김현정
이에 따라 지난해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소각률을 합한 '총주주 환원율'은 현금배당성향 24.9%, 자사주 소각 11.1%를 합해 36%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보다 6%p(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올해도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한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도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 추진을 통해 총주주 환원율을 지속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추진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으나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분기 배당 균등화, 자기주식 매입·소각의 정례화 등 주주 친화 정책의 제도적 측면에서 모범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6만4000원으로 상향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주주환원은 비교적 확정적"이라며 "추이를 보면 매 분기 1100억~1500억원의 자사주 정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지주의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7배로 KB금융 (75,600원 ▼1,000 -1.31%) 0.41배, 하나금융지주 (58,700원 ▼1,000 -1.68%) 0.39배를 밑돈다"며 "경쟁사 대비 낮은 PBR 수준을 볼 때 단기적인 매력이 투자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제23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신한금융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제23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신한금융
홍콩 ELS 이슈는 일시적…"펀더멘탈 견고"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다만 올해 1분기 실적은 홍콩 ELS 배상 비용 반영으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 우려가 있다. 홍콩 ELS 이슈 관련 예상 배상액 세전 3000억원을 반영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지주의 연간 추정 지배주주순이익은 4조8000억원으로 실적에 대한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초 체력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신한지주는 비은행 자회사의 편입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있으며 다각화된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과거 7년 평균 은행 이익 비중은 61% 수준이며, 비이자이익 비중은 25%로 은행·금융지주 중 가장 은행 의존도가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기 은행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만큼 은행 의존도가 적은 신한지주의 실적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펀더멘탈은 견고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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