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함. 사진은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 /사진=뉴스1
만취한 상태에서 우발적 '월북'황씨는 월북 당일 오전 11시쯤 정비차 속초시 동명항에 정박했다. 이후 다른 배 선장과 1.8ℓ 소주 1병을 나눠 마셨다. 만취 상태였던 그는 오후 1시쯤 출항 신고를 하지 않고 '황만호'를 타고 나갔다.
합동참모본부와 국정원, 해경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신조는 사건 발생 다음 날 "황씨가 술을 마시고 만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기억 안 나, 정신 차려보니 북한이더라"
기사와 무관함. 사진은 인천 강화군 북한 접경지 교동도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 /사진=뉴스1
당시 황씨는 월북에 대해 "술을 마신 상태에서 바람을 쐬려고 배를 몰고 나갔다 잠이 들었다"며 "어떻게 넘어갔는지는 기억에 없고 총소리에 놀라 정신을 차려보니 북한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는 북한에 머물면서 "좋은 대우를 받았다"면서 "술에 취해 NLL을 넘어온 것을 알고는 하루에 한 병씩 술도 줬다"고 했다.
그의 해명에 누리꾼들은 "잠든 채 정북 방향키를 잡을 수 있느냐", "총소리는 NLL 넘기 전에 쏜 것인데 어떻게 북한에서 들었냐" 등 의문을 제기했다.
'해상경계망' 구멍 드러난 채 촌극 마무리 황씨 월북은 군·경 간 협조체제 미흡 및 해상경계망 허점 등을 여실히 드러나게 만든 사건이었다.
합동참모본부 조사 결과 월북 당시 황만호가 있던 북쪽 수역은 어선을 통제할 수 있는 전력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일 오전 해경은 부근 해역에서 조업하던 46척의 어선이 정오 무렵 귀항하자 해당 수역을 아예 비워둔 것이었다.
또 사건 발생 이후에 각 군과 기관 간 공조 체제도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은 황만호를 처음 발견한 뒤 21분이 지나도록 해경에 상황을 전달하지 않고 있다가 어로한계선을 지날 때 사격을 시작했고 이 사실도 4분이 지난 뒤에야 해경에 알렸다.
육군과 해군도 각각 거진항과 저진항에서 황만호를 표적으로 감시했지만 어로 한계선을 지난 지 8분 후에 서로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군 당국은 월북을 저지하지 못한 육군 사단장과 해군 사령관에게 징계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