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치러진 총선에서 제3지대의 출현을 열망했던 이들은 경쟁시장을 바라는 소비자의 마음과 같았을 것이다. 거대 양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제3지대가 출현했다면 '정책 시장'에서 유권자들의 권익은 한층 향상될 것이란 생각이었다. 다만 정치권 제3지대는 이번에도 실패로 돌아갔다.
업계에선 두 업체 간 MAU 격차보다, 증감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상시 최대 10% 할인 공세에 이어 묶음배달시 배달비 무료 선언을 한 쿠팡이츠의 물량 공세에 요기요 고객들을 뻇기고 있다. 탄탄한 전국망을 깔아놓고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쿠팡이츠의 추격을 뿌리치려는 배민과 달리, 요기요는 마땅한 방어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잊혀진 제3지대'가 되는 것도 순식간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제3지대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정책 내용보다 수행 능력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배달앱 사용자들 역시 세세하게 배달비 할인폭 차이를 따지기보다, 최대한 많은 동네 음식점에서 음식을 배달해주는 '익숙한 브랜드'를 선호할 수 있다.
요기요가 최소한 배달앱 제3지대로서 꾸준히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정치권 제3지대들의 실패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무위에 그친 제3지대의 모습이, 국민 모두에게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된 배달앱 시장에선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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