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말부터 최근까지 네이버 블로그·카페 등엔 작업대출을 유도하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사진=네이버 카페 캡처
9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말부터 최근까지 네이버 블로그·카페 등엔 작업대출을 유도하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작업대출은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서류를 조작해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대출 브로커를 통해 서류를 꾸민 뒤 개인사업자대출을 받는 형태가 작업대출의 가장 대표적인 유형이다.
지난달 4일엔 대출 브로커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 네이버 카페에 작업대출을 문의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 작성자는 "사업자등록증을 만들면 가능한 대출이 있다고 하는데 아내 명의로 하나 만들어 대출을 신청하고 싶다"며 "사업자등록증만 있으면 대출이 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카페 운영자는 댓글을 통해 "사업자대출에 특화된 금융사를 통해 대출을 진행해볼 수 있다"고 답하며 상담 신청을 유도했다.
앞선 게시물에서 대출 브로커가 소개한 방법은 법의 허점을 이용한 작업대출이다. 사업자대출은 개인신용대출이나 개인주택담보대출 등을 상환하기 위한 대출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사업자대출을 실행한 뒤 3개월 이내 사업 목적에 맞게 대출금을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금융기관은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작업대출은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2018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중점적으로 이뤄졌으나 최근엔 DSR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작업대출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에서 지난 2월말부터 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면서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작업대출 수요가 나타난다.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주담대 한도가 최대 수천만원 줄어들 수 있는데, 작업대출에서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사업자대출은 DSR과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각종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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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브로커가 최근 시도하는 작업대출은 대부분 캐피탈사를 통하는 방법으로 추정된다. 현재 은행·저축은행 업권에선 작업대출이 많이 사그라든 상태다. 앞서 2022년 저축은행 업권에서 작업대출이 활발히 실행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후 금감원이 5개 주요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점검을 벌이며 관리의 고삐를 좼다. 당시 금감원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약 5년에 걸쳐 실행된 1조원대 규모의 작업대출을 적발, 5개 저축은행에 제재를 내렸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캐피탈사도 규정대로 개인사업자대출을 실행하고 있다"며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여신 심사를 소홀히 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