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유해성분 측정방식/그래픽=윤선정
지난 2월 최재욱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담배 유해성 관리제도의 현재와 미래 진단'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현행 담배회사가 측정하는 담배 유해성분 측정방식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구멍 뚫린 빨대로 음료를 빨아들이면 내용물이 입 안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는 것처럼 담배 필터에 뚫린 구멍을 막지 않은 채 흡입하면 흡연자의 호흡기로 들어가는 유해성 물질의 양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준 대표적인 담배 유해성분을 측정 방식은 크게 두종류다. 일반포집법(혹은 표준포집법, ISO 3308)과 강화포집법(20778)이다.
담배 필터 부분을 보면 미세한 구멍(천공)이 뚫려있다. 담배 제조사들은 이 구멍의 크기나 숫자로 니코틴과 타르 함량을 조절한다./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또 다른 이유는 연기 포집 빈도다. 강화포집법은 1분에 2회를 2초간 빨아들인 연기로 유해성분을 측정하지만 일반포집법은 절반인 1분에 1회의 양만 가지고 측정한다. 실제로 흡연자가 1분간 1회만 흡입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보니 유해성분이 과소계상 된다는 평가다. 국내 담배회사들은 일반포집법으로 측정한다.
식약처는 내년 11월로 예정된 담배 유해성분 공개에 앞서 담배 유해성 측정방식으로 일반포집법과 강화포집법 2가지 방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2가지 방법의 특성을 비교 검토 중이다"며 "관계부처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초 검사방법을 확정해 행정예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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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새로 확정할 유해성분 측정방식이 담배회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일반포집법으로 결정된다면 무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일반포집법은 유해성분을 줄이기 위한 담배회사의 꼼수 측정방식"이라며 "정부가 일반포집법을 결정한다면 담배유해성관리법의 입법 취지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