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차이나 끝"? 인도로 떠났던 투자자들, 중국으로 슬금슬금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04.03 08:03
글자크기
2020년 10월 중국 동부 안후이성에 위치한 한 증권사에서 한 투자자가 화면에 뜬 주가를 살펴보고 있다./AFPBBNews=뉴스12020년 10월 중국 동부 안후이성에 위치한 한 증권사에서 한 투자자가 화면에 뜬 주가를 살펴보고 있다./AFPBBNews=뉴스1


중국 주식을 팔고 인도 주식을 매수하던 투자 전략에 변화가 생기는 걸까. 최근 중국 경제가 회복될 기미에 일부 투자자들이 인도 주식을 팔아 중국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라자드자산운용, 매뉴라이프투자운용, 켄드리엄벨지엄 등 일부 투자사들은 최근 인도 투자 비중을 축하고 중국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와 시장 부양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투자자 설득이 먹혀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종가 기준 중국 증시 벤치마크 상하이종합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3.4%로 인도 센섹스30지수의 2.4%를 웃돈다.



인도 증시는 앞서 중국에서 빠져나온 외국인 투자금을 빨아들이며 랠리를 펼쳤다. 물론 여전히 많은 투자사들은 인도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연임 전망 속에 장기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인도 증시에 거품이 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추가 투자에 신중한 모습이다.

라자드자산운용의 제임스 도널드 신흥시장 총괄은 "중국 주식은 점점 더 가격이 싸져서 기존의 투자 자산 가치는 떨어졌지만 앞으로 투자해야 할 명분이 커지고 있다"며 "반면 인도는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져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MSCI 중국 지수의 경우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9.1배지만 MSCI 인도 지수는 15배가 넘는다. 중국 주식이 인도보다 약 60% 저렴한 셈이다. 과거 PER 격차가 이 정도로 벌어졌을 땐 이후 몇 달 동안 중국 수익률이 인도를 앞질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최근 HSBC 조사에 따르면 신흥시장 펀드 가운데 90% 이상은 중국 본토 투자를 늘렸고 인도 투자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지난달까지 두달 연속 본토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지난해 6~7월 이후 처음이다.

켄드리엄의 비벡 다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5억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 신흥시장 펀드에서 중국 노출을 늘리고 있는데 대부분 인도 노출을 줄인 데서 충당했다"면서 "중국의 투자 지출을 예상해 반도체 공급망에서 투자처를 추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경제 지표들은 우상향을 가리키며 글로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앞서 발표된 3월 중국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경제 확장을 가리켰고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0.7% 상승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웠다. 아직 부동산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전염될 위험이 남아 있으며 기업 간 실적은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지만 한때 시가총액 7조달러가 증발했던 최악의 폭락장은 끝났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내던 수프트 매뉴라이프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은 보다 견조한 경제 환경과 위험자산에 대한 긍정 심리를 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포트폴리오가 중국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흥국 주식에 대한 노출을 늘릴 때 중국 주식을 더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