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상장 노리는 중국 패션 쉬인…"지난해 순익 2조7000억원"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4.01 18:03
글자크기
중국 온라인 패스트 패션 기업 쉬인(Shein)의 지난해 순익이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쉬인은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며 상장할 경우 올해 최대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3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다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해 쉬인이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기록적인 순이익을 올렸으며 플랫폼을 통한 총 거래액(GMV)은 450억달러(약 60조75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쉬인은 중국에서 설립된 회사지만 최근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겼다. 미국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보도 내용대로라면 지난해 쉬인의 순이익은 지난 2021년 11억달러, 2022년 7억달러를 크게 초과한다. 쉬인의 경쟁업체인 H&M과 자라를 보유한 인디텍스는 최근 회계연도에 각각 8억2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와 58억달러(약 7조83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미국과 유럽의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쉬인은 올해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중국 및 미국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쉬인은 최근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600억달러(약 81조원)가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으며 올해 최대 기업공개(IPO)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쉬인은 900억달러(약 121조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쉬인의 IPO 허가 여부는 지정학적 긴장을 피하기 위해 해외로 본사를 옮긴 중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태도를 살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전망이다. 또한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디디추싱 등 IT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이후 중국 기업들이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수십억 달러를 조달하도록 허가할 의지가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기회다.

쉬양텐 쉬인 창업자 /사진=중국 잡지 '환구인물'쉬양텐 쉬인 창업자 /사진=중국 잡지 '환구인물'
쉬인 상장과 관계된 인사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와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수주 내 쉬인의 상장을 허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쉬양텐(40) 쉬인 설립자는 중국 출생이지만, 회사 이전을 계기로 싱가포르로 거주지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쉬인 지분의 37%를 보유하고 있는 쉬양텐은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에 중국 인터넷에서도 사진을 찾기 힘들다. 쉬인의 다른 주주로는 홍샨(세퀘이아 차이나),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 등이 있다.


한편 쉬인은 수입관세를 피하기 위해 저렴한 중국 의류를 미국 소비자에게 항공 운송하고 있으며 해당 사업모델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최근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의 로비를 크게 늘렸다. 미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개월 동안 쉬인은 약 200만달러(약 27억원)를 로비자금으로 지출했다.

지난 2월 공화당 소속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쉬인의 구조와 중국 정부 및 공산당과의 관계에 대한 상세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쉬인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기업공개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제대로 된 회신을 받지 못한 상태로 런던 증시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OP